[취재수첩] 하이닉스, 워크아웃 조기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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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하이닉스 반도체가 거의 4년만에 채권단 공동관리에서 벗어났다는 소식이 시장의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하이닉스의 공동관리 종료, 어떤 의미가 있는지, 하이닉스는 그동안 어떤 길을 걸어왔으며 앞으로는 어떤 길을 가게 될지, 취재기자와 함께 꼼꼼히 짚어보겠습니다.
한정원 기자!
먼저, 워크아웃 졸업이 예상보다 훨씬 앞당겨진 것이지요?
[기자]
하이닉스 반도체가 3년 9개월만에 재기에 성공함으로써 본격적인 재도약의 길을 걷게 됐습니다.
하이닉스는 기업구조조정 촉진법 적용 종료의 전제조건인 기존 차입금 상환을 위한 자금조달(리파이낸싱)에 성공함으로써 채권단의 공동관리 절차가 끝났다고 밝혔습니다.
(S: 채권단 공동관리 마무리)
이번 워크아웃 졸업은 당초 내년 말까지로 예정됐던 공동관리 일정을 1년 반 가량 앞당겨 졸업한 것이며
지난 2001년 10월 채권단 공동관리 절차에 들어간 이후 3년9개월만입니다.
채권단은 지난 4월 하이닉스가 1조원 이상의 자금을 조달해 기존 차입금을 상환하면 공동관리절차를 종료하기로 결의한 바 있는데요.
하이닉스는 국내 신디케이트론 7억5천만달러와 해외 채권발행 5억달러 등 총 12억5천만달러를 조달해 내년 연말 만기가 도래하는 기존 차입금을 상환함으로써 워크아웃 조기종료를 확정지었습니다.
이에 따라 상주하던 채권단 직원들은 하이닉스를 떠나게 되구요. 이제 경영상 주요한 결정에 대해 채권단의 승인을 받지 않아도 됩니다.
다만 채권단은 이제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로서 주요 경영계획의 결정을 위한 이사회나 주총에 참가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하이닉스 워크아웃 졸업,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위기에 내몰리면서부터의 그 과정도 꼼꼼히 살펴볼까요.
[기자]
유동성 위기로 벼랑 끝에 내몰리면서 공동관리에 들어갔던 기업이 이제 과거를 청산하고 새롭게 정상기업으로 태어나는 것입니다.
하이닉스는 앞으로 생산능력 확보와 해외 업체와의 전략적 제휴 등 세계적인 메모리 반도체 전문기업으로서 경쟁력을 갖춰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우의제 사장은 직원들에게 "자만하지 말고 글로벌 메모리 기업이라는 새 목표를 향해 나가자"면서
"외부의 경영환경이 호의적이지는 않지만 위기를 극복한 저력을 바탕으로 재도약을 이룰 것"을 당부했습니다.
하이닉스는 지난 1999년 LG그룹으로부터 LG반도체를 인수한 뒤 부채가 눈덩이 처럼 불어나고 유동성 위기가 심화되면서 채권단의 공동관리에 들어갔습니다.
하이닉스는 당시 무리한 합병 과정에서 15조8천억원('99년 10월 연결기준)의 천문학적인 차입금을 떠안게 됐고 반도체 경기 하락까지 맞물리면서 공동관리의 길을 걷게 됐습니다.
(CG 구조조정 과정)
이후 노사가 힘을 합쳐 사업 구조조정 및 자산매각, 외자유치 등 지속적인 구조조정을 추진했고 2001년 상반기까지 반도체를 제외한 통신, LCD 부문을 매각한 데 이어 작년에는 비메모리 부문을 매각함으로써 구조조정을 마무리했습니다.
(S: 통상 마찰 해결 긍정적)
또한 하이닉스의 재기는 그동안 골치거리로 작용하던 통상 마찰 문제를 해결할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점에서도 의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이제 정상화에 성공함으로써 미국이나 유럽, 일본 등지의 경쟁업체들이 상계관세의 부과근거로 주장하고 있는 채권단의 보조금 지원 논란을 잠재울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 정상화와 실적개선 등이 이뤄지면 무디스 등 해외 신용평가사들의 평가사들의 등급 상향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앵커]
하이닉스가 재기에 성공하면서
이제는 새로운 주인이 누가 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후보로는 어떤 기업들이 있는지 살펴볼까요.
[기자]
채권단은 '출자주식 공동관리협의회'를 구성해 현재 보유중인 지분의 매각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채권단은 당초 하이닉스의 지분 81.4%를 출자전환 방식으로 보유하고 있었으나 그동안 일부를 매각함으로써 현 지분율은 74.2% 수준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S: 지분 23.2%, 하반기 매각)
채권단은 단계적 매각을 계획하고 있는 가운데 우선 23.2%의 지분을 올 하반기중 국내외에 공동 매각하기로 했습니다.
나머지 51%의 지분은 2007년말까지 유예기간을 뒀다가 매각할 방침이지만
조건이 맞는 전략적 투자자가 선정되면 공동관리협의회 전체회의를 거쳐 매각할 수 도 있다는 입장입니다.
지분매각 방식으로는 해외 DR발행이나 국내 연기금에 대한 매각 등 여러가지 추측이 나오고 있구요. 채권단에서도 추후 이를 결정하기 위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하이닉스의 회생 노력과 성장세에 비춰볼 때 하반기 진행될 지분매각은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그 인수후보로는 LG전자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습니다.
(S: LG전자 인수 가능성)
과거 빅딜로 반도체 부문을 정리한 LG전자가
삼성전자와의 경쟁 등을 고려해 성장 동력을 보완하는 차원에서 하이닉스를 선택하지 않겠느냐는 추측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경우도 생각해볼 수 있지만 중복투자 개념이 있어서 실현 가능성은 좀 더 두고봐야겠구요.
(S: GS그룹, 동부그룹 인수 가능)
이밖에 인수가 가능한 후보군으로 GS그룹과 동부그룹을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GS그룹의 경우 자금 여력이 있는데다 LG그룹과의 상호협력을 통한 시너지 창출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LG전자가 다시 인수하는 것은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을 수 있으므로 이러한 의미에서 밀접한 관계에 있는 GS가 인수해 상호 협력해 시너지를 발휘하는 것도 효과적일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바라보고 있습니다.
또 파운드리 전문업체인 동부아남반도체를 갖고 있는 동부그룹의 경우도 D램 사업으로 다각화 통해 종합반도체 업체의 도약을 모색하고 있다는 점에서 인수후보군으로 꼽을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동부그룹의 외형상, 막대한 인수자금을 어떻게 마련할수 있을까 하는 점은 남은 숙젭니다
하여튼 자산규모 8조·연간2조원의 투자가 뒤따라야 하는 하이닉스 매각작업이 하반기 M&A시장의 최대 화제를 낳을 것이라는 점은 분명해지고 있습니다.
그 만큼 새 주인찾기 작업은 그리 간단치만은 않을 것이고 구체적인 윤곽조차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점을 짐작케 하고 있다 하겠습니다.
한정원기자 jwha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