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삭 줍기와 체계적인 포인트 관리.' 서울 송파구 잠실에 사는 주부 최수영씨(가명？39)가 공개하는 포인트 활용의 비결이다. 먼저 이삭 줍기는 밀레의 유명한 작품에 나오는 아낙네들처럼 곳곳에 흩어진 포인트를 주워 모으는 것을 의미한다. 수영씨는 가족들 포인트는 물론 남들이 제대로 모으지 않는 포인트까지 줍는다. 포인트 카드가 없는 친구와 할인점에 장보러 가서 자신의 카드에 친구 포인트를 적립받는가 하면 사람들이 버리는 우유 팩과 과자 상자의 오케이 캐쉬백 쿠폰도 오려 오케이 캐쉬백 포인트를 적립한다. 수영씨네는 또 포인트를 모으기 위해 할인점 한 곳을 정해 이용한다. 단골 할인점에서 물건을 사면 포인트를 특정 할인점 포인트 카드에 집중적으로 모을 수 있다. 온 가족이 사용하는 생활용품부터 옷 장난감 식품까지 일괄구매하기 때문에 가격할인에다 포인트까지 얻을 수 있어 일거양득인 셈이다. 수영씨는 원래부터 포인트가 돈이 될 거라고 생각한 것은 아니었다. 우연히 포인트를 모아 가방을 구입하는 멋쟁이 친구를 보고 자신도 멋진 가방을 갖기 위해 포인트를 모으다가 차츰 포인트의 매력에 빠져들게 된 것이다. 그녀의 알뜰 살림법은 가족들에게도 전파되어 요즘은 가족이 모두 포인트를 모으는 데 열성이다. 수영씨네 가족이 공개하는 두 번째 포인트 활용법은 포인트 통합이다. 개별 포인트를 한 사람에게 몰아줘 사용하는 것. 오케이 캐쉬백의 경우 가맹점에서 얻은 포인트를 가족끼리 통합할 수 있다. 남편이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고 받은 주유소 포인트와 수영씨가 쇼핑과 외식을 할 때 사용한 신용카드 포인트 등을 가족 한 명의 이름으로 통합해 모은다. 그리고 큰 딸이 사용하는 인터넷 요금에서 일정의 포인트가 적립되는 것도 잊지 않고 챙기고 있다. 이렇게 모은 포인트는 어떻게 사용할까. 여기에 알뜰주부 9단인 수영씨의 실력이 나타난다. 수영씨네 가족은 외식할 때나 영화를 볼 때 포인트를 이용한다. 가장 유용하게 쓰고 있는 것은 이동통신사 포인트다. 중학생 큰 딸과 초등학교 6학년인 아들까지 가족 모두가 휴대폰을 사용하고 있어 가족 포인트는 상당하다. 가족 통합 포인트는 패밀리레스토랑에서 외식을 할 때는 기본으로 15~20% 할인받을 수 있다. 할인받을 때 업체 자체의 포인트 적립 서비스를 받는 것도 잊지 않는다. 영화를 볼 때도 이용한다. 이동통신사 카드 할인 2000원에 신용카드 할인 2000원까지 받아 반값에 영화를 보고 영화관 포인트 카드에 또 포인트를 적립한다. 영화관에서는 포인트 카드에 결제 금액의 10%를 포인트로 적립해 준다. 모은 포인트로 팝콘이나 무료관람권을 받을 수 있다. 수영씨네는 올 여름휴가도 포인트를 활용해 저렴한 비용으로 다녀올 계획이다. 몇 년간 모은 항공사 마일리지를 통해 제주도 무료 항공권을 받은 다음 제주도에서 묵을 숙소도 포인트를 통해 할인 혜택을 받는 곳으로 예약했다. 아이들이 입을 수영복도 할인점 포인트로 이미 구입을 마친 상태다. 수첩에 포인트 이용처를 업종별로 정리해서 가지고 다니는 수영씨.그녀는 포인트 제도를 활용하면 생활비를 절약할 수 있어 가정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또한 부모가 아이들과 같이 포인트를 모음으로써 가족끼리 단합할 수 있어서 좋다고 한다. 그녀는 포인트 모으기가 어려서부터 아이들에게 절약하는 습관을 가지도록 해주므로 살아있는 경제교육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