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매출 4500억원,올 1조원 매출 목표.'


코스닥시장에 등록했거나 기업공개를 앞둔 잘나가는 벤처기업의 성공스토리가 아니다. 신세계 이마트 가공B팀 바이어(Buyer) 7명의 매출성적표다. 올 이마트 예상 매출액(7조9000원)의 8분의 1을 불과 7명의 바이어가 책임지는 셈이다.


권순탁 수석부장 등 7명은 기획 인사 부서 등을 거쳐 바이어로서 3∼7년의 경력을 가진 베테랑들이다. 이들은 커피 조미료 통조림 과자 건강식품 등 가공식품을 매입,이마트 71개 전 매장에 공급한다. 지난해 매출 실적은 8500억원. 권 부장은 "보통 추석 연휴가 끼어있는 하반기 매출이 상반기 실적을 능가한다"며 "올해 매출 1조원 기록은 무난할 것 같다"고 자신했다.


지난해 국내기업 가운데 연 매출 1조원을 올린 기업은 불과 200개 안팎. 식음료업종의 경우 CJ 농심 대상 롯데칠성 롯데제과 크라운제과 그룹 등 6곳에 불과할 정도다. 지난 93년 11월 국내 첫 할인점인 이마트 창동점이 개설됐을 당시 한해(94년) 매출액이 500여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바야흐로 '바이어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움직이는 기업으로 불리는 바이어는 6월 말 현재 국내에 1000여명.롯데백화점 205명,현대백화점 111명,신세계이마트 110명,삼성테스코 116명,롯데마트 130명 등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팀 단위로 연간 수천억원어치의 농산물 공산품을 매입한다.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의 거금을 한번에 '쏠' 수 있는 막강한 자금동원력을 갖고 있고 승부를 걸 만한 상품이라는 판단이 내려지면 시장조사에서부터 사용할 수 있는 자금은 공식적으로 '무한대'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 농어민 등 거래 당사자는 물론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도 이들을 깍듯이 대접한다.


거래를 하면서 혹시라도 잘못보여 잘릴까 봐 웬만하면 요구조건을 들어 준다고 한다.


그래서 바이어들이 이들의 눈에는 곱게 비쳐지지 않을 때도 있다.


물론 바이어들은 소비자들에게 좋은 품질의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기 위해서는 어쩔수 없다고 항변한다.


소비자들의 기호 변화를 한발 앞서 짚어내고 이에 맞는 기획상품을 개발해야 한다는 것.1년에 한 번 이상 해외로 나가 세계 각국의 가공식품 시장을 둘러 보는 것도 이러한 임무 때문이다.


바이어들은 주로 팀 단위로 인센티브를 받는다.


삼성테스코 홈플러스는 격월로 프로모션진행과 매출신장률 등을 토대로 4명의 우수바이어를 뽑아 1인당 100만원을 포상(Monthly Star Buyer)하거나,추석 설 등에 높은 매출을 올린 4개팀을 선정,각 팀당 100만원을 지급(Excellent Team)한다.


이마트는 목표 이상 매출을 올린 바이어와 차별화 행사를 개발해 성공한 팀에 각각 30만~50만원의 개별포상금을 지급한다.


실적이 뛰어난 팀을 뽑아 100만원의 성과급을 주기도 한다. 롯데마트도 매월 회사 전체 영업이익 목표를 설정해 목표치 85% 이상을 달성하면 상위 3~4개팀을 선정,1500만~500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한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한 바이어에게 수천만원의 인센티브를 지급하기도 했으나 전체 매출신장으로 이어지는 효과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바이어들에겐 외부 유혹도 뒤따른다. 입점업체 선정과정에선 '보이지 않는 손'의 장난도 없지 않다. 그래서 한때는 거래처에서 향응,접대 등을 받아 일부 바이어가 징계받은 아픈 경험도 있다. 그러나 유통업체들의 자정노력으로 최근엔 뒷거래가 사라지고 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