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정보기술)경기가 올 하반기엔 나아질 것이라는 데는 전문가들 사이에 별다른 이견이 없어 보인다. 전반적인 업황 부진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던 IT업종 대표주들의 주가도 최근 들어선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IT경기 회복의 폭과 속도에 대해서는 여전히 증권가의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수급개선 및 수요증가 등에 힘입어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들 것이라는 낙관론과 일부 계절적 수요 증가가 예상되지만 성급한 기대는 힘들다는 신중론이 대립하는 모습이다. 올 하반기 IT(정보기술) 경기는 지난해 하반기 및 올 상반기와 달리 전반적인 회복 기조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D램의 경우 메모리 업체들이 올 상반기 동안 수익성이 나빠진 D램 대신 플래시메모리로 생산을 전환한 데 따른 수급 개선에 힘입어 하반기에 경기회복 반전의 강도가 가장 셀 것으로 보인다. 플래시메모리는 이미 상반기 중 가격 안정에 힘입어 영업이익률이 50%에 육박하는 초호황 국면을 나타냈다. 최근 들어 고용량 제품 중심으로 가격이 빠른 속도로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너무 비관할 필요는 없다. 고용량 제품의 가격 하락은 선발업체의 원가 절감을 반영한 것이어서 수익성이 급락할 위험은 없어 보인다. 반면 가격 하락으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여 하반기 플래시메모리는 안정적인 수익성 기반 하에 물량 증가 효과가 기대된다. LCD는 이미 상반기 중 저점을 통과해 점진적으로 업황이 개선되고 있다. 이런 추세는 공급이 제한적이고 계절적으로 수요가 증가하는 하반기 내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LCD 업체들의 수익성은 2분기에 흑자 전환된 후 하반기에 영업이익률이 10% 내외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핸드셋은 과거에 비해 성장 모멘텀이 약해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한국 업체들의 신제품 출시가 3분기에 집중되고 있어 2분기의 계절적인 정체에서 벗어나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또 한 가지 IT업황을 보는 데에 간과할 수 없는 것은 최근 달러 강세의 영향으로 대표적 수출산업인 IT업종의 수익성 개선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점이다. 하반기에 업황 회복에 환율 요인까지 뒷받침될 경우 한국 IT산업의 업황은 오랜만에 날개를 달 것으로 기대된다. < 정창원 대우증권 IT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