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제철소는 포스코의 백년대계인데…." 이구택 포스코 회장은 지난달 28일 인도 일관제철소 건설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귀국한 뒤 오히려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MOU 체결 직전까지 갔다가 수차례 무산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성사시겼다는 보람보다는 앞으로 경쟁력 있는 인도제철소를 탈 없이 건설해 나갈지 이만저만 걱정이 아니다. 물론 이 회장은 포스코 임직원들의 힘과 저력을 굳게 믿고 있다. "이미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광양제철소를 건설한 경험이 있지 않은가." 이렇게 자문자답하면서 임직원들에게 자신감을 가지라고 당부하고 있다. 이 회장이 인도제철소 건설을 백년대계로 여기는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임직원들에게 앞으로 철강기업이 생존하는 최대 조건은 원재료 확보라고 지적하는 데서 잘 나타난다. 이 회장은 "철광석 유연탄 등을 개발해 판매하는 소수의 원료업체들이 독과점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어 더 이상 값싼 원료를 구하기가 어렵게 됐다"면서 "인도 브라질 등 주요 원료 보유 국가를 중심으로 원자재 내셔널리즘이 강화되고 있어 특히 그렇다"고 강조하고 있다. 인도와 제철소 건설 MOU를 체결함으로써 원자재 확보와 거대시장 진출,덩치 키우기라는 세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게 됐으나 제철소 건설과정이 녹록지만은 않다는 점이 이 회장의 걱정이다. "인도는 기후와 철도 도로 주택 등 인프라가 매우 취약한데 이런 난관을 무릅쓰고 제철소를 성공리에 건설한다면 포스코로서는 백년대계의 초석을 다지는 일"이라는 것이 이 회장의 생각이다. 사실 포스코가 인도제철소 건설에 투자하는 돈은 120억달러에 달한다. 다른 나라에서 제철소를 사는 경우는 있지만 처음부터 제철소를 건설하는 일은 포스코가 처음이다. 해외 경쟁업체들은 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해 손쉽게 덩치를 불리고 경쟁력을 키우는 와중에 포스코는 정공법을 택한 셈이기도 하다. 이 회장에게 인도제철소의 성공적 건설이 외부적인 과제라면 6시그마 경영의 완결은 내부적 숙제다. 이 회장은 "그동안 6시그마 방법론의 확산과 재무적 성과 등 양적인 측면에서는 결실을 거뒀지만 기업문화를 바꾸는 데까지는 이르지 못했다"면서 "전세계에서 통할 수 있는 기업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 회장이 강조하는 신조직문화 구축이란 유연하고 실질적인 혁신활동을 추진,전세계 모든 사업장에서 6시그마를 일하는 공통분모로 정착시키는 일이다. 이를 위해 조직제도·평가보상·인재육성·리더십·평생학습 등의 5개 부문으로 나눠 글로벌 조직체계를 마련하라고 임직원들에게 당부하고 있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