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들의 구상] 박용오 두산회장‥"넘치는 오일달러 어떻게 따 먹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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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오 두산 회장의 최대 고민은 글로벌 기업 도약이다.
두산이 과거 100년을 이끌어 온 내수 위주의 주류사업에서 탈피해 글로벌 위주의 중공업 사업부문으로 무게중심을 이동,앞으로 100년 기업을 다시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 회장이 올초 신년사에서 이런 의지를 담아 올해를 글로벌 기업 도약의 원년으로 삼고 사업은 물론 기업문화,경영 시스템 및 직원 마인드 등 두산의 모든 스타일을 바꿔 나가자고 직원들을 독려한 것도 이런 이유.
박 회장이 글로벌 성장의 축으로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 것은 두산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옛 대우종합기계)다.
두산중공업은 중동시장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는 글로벌 기업.여기에 두산인프라코어를 보태 어떻게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낼까 고민하고 있다.
우선 두산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의 해외 영업망을 묶어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해외 지역에 거점을 둔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올 매출액 중 50% 이상을 해외 시장에서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박 회장은 특히 최근 치솟는 유가로 인해 넘치는 중동의 오일달러를 어떻게 잡을지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중동지역의 해수 담수화 플랜트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 오일달러를 건져올리는 그물망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쿠웨이트에 새롭게 두산중공업 지사를 설립한 데 이어 올해 리비아 트리폴리 사무소를 연 까닭이다.
두산인프라코어 역시 기존 중국 시장을 강화하는 한편 러시아 인도 브라질 등 유망 신흥시장에 적극 진출할 것을 독려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일찌감치 중국에 진출해 굴삭기 시장 장악 등으로 확고한 기반을 닦아 놓은 경험이 있어 해외 시장 개척의 돌격대로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고 보고 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랬다고 박 회장은 글로벌 원년을 선포한 만큼 임직원들의 마인드를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 나가도록 경영 의사결정과 행동의 기준이 될 '두산 웨이(Doosan Way)'도 수립할 예정이다.
두산 웨이는 일본의 '도요타 웨이'처럼 그룹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의 두산 정신이 될 전망이다.
박 회장은 인재 키우기에도 골몰하고 있다.
글로벌 경영과 함께 "기업 성장의 근간은 사람이니 우수한 인재를 채용하고 육성하기 위해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사람의 성장을 통한 사업의 성장'을 이루겠다는 전략이다.
두산이 올해 신입사원 채용부터 토익점수 자격 요건을 500점으로 크게 낮추고 입사지원서에서 학점란을 없앤 것은 박 회장의 인재 경영론에서 비롯했다.
판에 박힌 점수로 입사의 문턱을 높여 우수 인재를 놓치는 실수를 범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