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대문로 5가 CJ 본사 사옥에는 직장인들의 부러움을 살 만한 복지 후생시설들이 많이 갖춰져 있다. 지난해부터 본사 16개층 중 사무실로 쓰이는 5∼15층에 'knowledge lab(날리지 랩)'으로 불리는 도서관을 층마다 운영하고 있다. 사내 도서관이 있는 기업들은 더러 있지만 층마다 도서관을 갖추고 있는 기업은 찾아보기 힘들다. 최신 경영·교양 서적과 국내외 경제 잡지,식품 관련 연구 자료 등이 구비돼 있으며 7∼15일 내에서 무료로 빌려 볼 수 있다. 또 매달 가장 많이 책을 빌려간 사원 5명을 게시판에 공개하고 도서상품권을 선물로 줘 직원들의 독서 의욕을 자극하고 있다. CJ '날리지 랩'의 한 사서는 "회사에서 신간 구입비로 쓰는 비용은 월 250만원 정도지만 요즈음 웬만한 책값이 1만∼2만원에 달해 직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라고 말했다. 또 본사 전층의 화장실에는 비데가 설치돼 있고,층마다 '간이 바'를 둬 커피 주스 녹차 등 음료와 젤리 '쁘띠첼' 등 간식거리를 자유롭게 먹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CJ의 이 같은 근무 환경에서 이재현 회장(손경식 회장과 공동회장) 경영철학의 단면을 엿볼 수 있다. '소비자들에게 건강,즐거움,편리를 제공하자'는 CJ의 슬로건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1차 고객인 직원들부터 건강하고 즐겁게,그리고 편리하게 일할 수 있는'Good Work Place(좋은 일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회장은 좋은 일터 만들기의 일환으로 지난 2000년부터 사내 직급 호칭을 일체 없애 'OOO 부장''OOO씨' 대신 상하급자 간에 두루 'OOO님'등으로 통일해 부르도록 했다. 이 회장 역시 비서에게조차 'OOO님'으로 부르고 비서 또한 이 회장을 '이재현님'이라고 부른다. 또 직원들의 복장도 캐주얼 복장으로 자율화했다. 자율 복장은 상당수 기업들로 전파됐고,직급 호칭 파괴도 태평양 교보생명 등에서 도입했다. CJ 홍보실 주호현 부장은 "후배 직원을 혼낼 일이 있더라도 'OOO님'으로 부르다 보니 감정적 대응보다는 논리적으로 설명하게 되는 등 긍정적 측면이 많다"고 말했다. CJ의 복리후생 제도 중 '카페테리아식 복지 시스템'도 독특한 제도다. 전 사원에게 일괄적으로 555포인트를 주고 포인트 한도 내에서 본인이 원하는 복지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저리 주택자금,학자금 대출은 물론 CJ몰에서 원하는 상품을 사거나 국내외 콘도를 횟수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다. 또 공연료,본인 및 배우자 자녀의 교육비,건강 진단료 의료비 등과 인터넷 통신료,보험료까지 포인트를 통해 사용할 수 있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