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가분한 기분으로 시작한다.' 한국인 최초의 프리미어리거 박지성(24.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7일 밤(이하 한국시간) 맨체스터에 도착해 본격적인 영국 생활을 시작한다. 취업비자를 발급받기 위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머물고 있는 박지성은 이날 곧바로 비자가 나올 경우 오후 8시45분 영국행 비행기에 올라 10시5분 맨체스터공항에 착륙할 예정이다. 전날 밤 PSV 에인트호벤 시절 지냈던 집에 들러 영어 과외교사 등 이웃들과 다과회를 열고 이별의 아쉬움을 나눴던 박지성은 일단 컴퓨터 등 당장 요긴한 물품들만 챙겨 영국으로 향한다. 박지성은 오는 23일부터 시작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아시아투어(홍콩, 중국, 일본) 전까지 호텔에서 지낼 예정이라 이삿짐을 모두 옮길 수는 없는 형편이다. 한바탕 언론의 취재공세를 겪은 뒤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했던 박지성은 아버지 박성종씨와의 전화 통화에서 "(국내에서)너무 많은 관심을 받다가 유럽으로 나오니 기분이 너무 좋다"며 새 출발에 대한 홀가분한 기분을 표현했다. 맨체스터까지 동행하는 에이전트 이철호 FS코퍼레이션 대표와 함께 다음달부터 거주할 현지 집을 골라보고 타고 다닐 승용차도 구할 예정이다. 지난달 메디컬체크를 받기 위해 맨체스터를 방문했을 때 구단 측에서 스폰서인 아우디 승용차를 제공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어 박지성의 새 애마는 이 차량이 될 가능성이 높다. 아직 집을 구하지 못했고 가족도 함께 오지 않았지만 맨체스터에는 한국 음식점이 있어 식사에는 별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아버지 박성종씨는 따라가지 못하는 대신 산삼과 라면 등을 아들에게 건넨 바 있다. 박씨는 전날 박지성의 출국에 앞서 "네덜란드보다는 살기 편할 것이다. 네덜란드에서는 계속 같이 거주하면서 음식을 차려줘야 했지만 이제는 게임을 보러 다니면서 편안하게 응원하겠다"며 맨체스터 생활이 더욱 쉬울 것으로 내다봤다. 박지성은 앞으로 정상급 스타들과의 주전 경쟁, 깐깐한 알렉스 퍼거슨 감독과의 관계 등 험난한 길을 걸어야할 전망이지만 최소한 그라운드 밖에서만큼은 적응하기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강건택기자 firstcirc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