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vs 경기 전고점 넘다 '주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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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을 바탕으로 거침없이 오르던 주가가 실물경기 변수로 고비를 맞고 있다.
한국은행이 5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췄고 전날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도 "올초 정부가 목표했던 5% 성장률 달성은 어려워 보인다"고 말하는 등 경기 회복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계 증권사를 비롯한 일각에서는 고유가와 미국 금리 인상 등 외부 요인이 한국 경제에 우호적이지 않아 펀더멘털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종합주가지수가 큰 폭으로 조정받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하반기 들어 경기가 점차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유효한 만큼 유동성 장세는 당분간 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성장률 하향 조정으로 주춤
이날 장 초반 1025.25포인트까지 오르며 전고점을 돌파한 종합주가지수는 한은의 성장률 하향 조정 발표가 나온 직후인 오전 10시를 넘어서면서 곧바로 하락세로 반전했다.
20억원 수준에 머무르던 프로그램 순매도도 한은 발표 이후 급증,455억원의 순매도로 장을 마쳤다.
이에 따라 실물경기 회복 부진이 유동성의 힘으로 올라온 증시를 '1000 고지' 아래로 밀어낼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단순히 유동성만으로 한국 증시의 하락 위험성을 상쇄하기는 어렵다"며 특히 배럴당 60달러 이상에 이르는 고유가와 좀처럼 개선 기미를 보이지 않는 국내 소비 등 실물 부문의 불확실성을 지적했다.
씨티는 "펀더멘털이 나빠지고 있는 상황에서 2분기 기업 실적 발표로 충격이 일어나거나,적립식 펀드 등의 환매가 발생한다면 종합주가지수는 800선 아래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국내 증시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도이치뱅크는 "달러 강세가 이어지고 미 연방금리가 계속 오른다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증시는 약세권에 머무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직은 '유동성 우위'가 대세
올해 경제성장률이 당초 기대에는 못 미치더라도 하반기부터 회복돼 경기가 유동성의 발목을 잡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일단은 우세하다.
윤세욱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연평균 성장률보다는 분기별 성장률에 주목해야 한다"며 "1분기 2.7%에 머물렀던 성장률이 2분기에는 더 높아질 것으로 추정되는 등 점차 좋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윤 센터장은 "현재 환율 동향으로는 수출 채산성이 더 나빠질 우려가 없고 각종 내수지표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주가가 조정을 거치더라도 1000포인트 수준에서 지지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영익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아직은 경기 변수가 유동성을 압도하는 상황은 아니다"며 "개인 자금과 기관들이 채권 비중을 줄이고 주식 비중을 늘리는 등 수급 상황이 당분간 좋을 것으로 보이며 지수는 최소한 980선에서 지지대를 형성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원선 대우증권 연구원은 "최근 증시의 유동성 장세 바탕에는 기업 이익 등 펀더멘털 측면도 자리잡고 있다는 판단"이라며 "유리한 수급을 발판으로 하반기 중 재평가를 기대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종합주가지수는 1200포인트 수준까지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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