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 가격파괴 공습 ‥ 한국 I T 시장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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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정보기술(IT) 시장에서 미국 델컴퓨터의'가격파괴'공세가 거세다.
세계 1위 PC 업체인 델은 지난해 초부터 100만원을 밑도는 기업용 서버,99만원대 기업용 노트북PC,40만원대 데스크톱PC 등을 잇따라 내놓고 가격파괴 바람을 주도하더니 이제는 대형 PC 모니터까지 가격 거품을 쏙 뺀 신제품을 선보여 관련업계를 바싹 긴장시키고 있다.
델컴퓨터의 한국 법인인 델인터내셔널은 4일 130만원대 24인치 와이드 LCD 모니터(모델명 Ultra Sharp 2405FPW)를 발매했다.
삼성전자나 LG전자의 동급 LCD 모니터 가격이 대개 200만원을 훌쩍 넘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파격적인 가격이다.
고화질(HD) 화면에 최적화된 모델로 TV튜너를 장착하면 TV 모니터로도 활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이 모니터 가격은 부가세를 포함해 134만9000원.소비자용 데스크톱 '디멘션'을 함께 구매하면 20만원을 추가로 할인해 준다.
김진군 델인터내셔널 사장은 "그동안 모니터 가격이 지나치게 비쌌다"며 "고가 와이드 LCD 모니터 시장에서도 거품이 빠지면서 '가격 폭풍'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델의 '가격파괴 공세'는 이미 서버 등 여러 분야에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델인터내셔널은 지난해 초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100만원 이하의 서버를 내놓았고 10월엔 60만원대(부가세 포함) 초저가 서버를 선보여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올해 들어서 이 모델 가격을 40만원대로 낮췄다.
델은 지난해 11월엔 99만원대(부가세 별도) 기업용 노트북을 출시,노트북 가격파괴에 착수했다.
이에 맞서 삼보컴퓨터가 부가세를 빼고도 99만원대인 '에버라텍 5500'을 내놓았다.
델은 지난 4월엔 부가세 포함 87만원짜리 노트북을 내놓았고 지난달엔 '소노마' 기반의 노트북(래티튜드 D510)을 100만원대 초반에 선보였다.
데스크톱도 마찬가지.지난 4월 40만원대 데스크톱(디멘션3000)을 내놓더니 최근엔 국내 최초로 차세대 마더보드 규격인 BTX 기반의 제품(디멘션5100)을 60만원대에 내놓았다.
델의 가격공세는 업계에 엄청난 파장을 미치고 있다.
데스크톱 가격은 50만∼60만원대로 떨어졌고,노트북 시장에는 100만원 미만의 저가 제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델이 진출하면 가격 거품이 빠진다'는 이른바 '델 효과(Dell effect)'가 한국에서도 먹혀들고 있다.
2년째 계속되는 가격공세로 한국 시장에서 델의 점유율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작년 초만 해도 2%대에 머물렀던 PC시장 점유율은 올해 들어 4%대로 올라섰고 연말쯤엔 5%에 이를 전망이다.
기업용 서버까지 합치면 이미 8%대에 접어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델은 올 하반기엔 소비자용 노트북과 프린터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내년 이후엔 LCD TV 등 가전제품 가격파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