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식음료를 담는 캔을 만드는 제관업계가 원자재 가격 상승과 경기 침체에 따른 가동률 저하 등으로 존폐기로에 몰리고 있다. 4일 제관조합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4차례에 걸쳐 캔소재로 사용되는 석도강판 가격이 32% 오르는 등 원부자재 가격이 크게 올랐으나 제관업체들은 이를 납품단가의 절반도 반영하지 못해 채산성이 악화되고 있다. 또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부진으로 올 들어 평균 공장가동률이 60% 밑으로 떨어지면서 최근 중견업체인 K제관과 D제관이 부도나는 등 제관업계의 경영난이 심각해지고 있다. 캔 제품 가격의 70~80%에 달하는 석도강판 가격은 지난해 t당 74만5800원에서 91만8700원으로 23.2% 오른 데 이어 지난 4월 다시 98만3700원으로 7.1% 올랐다. 이철순 제관조합 이사장은 "포스코 동부제강 등 석도강판제조업체들은 국제시세대로 가격을 올리지만 캔 수요자인 식음료품 업체들은 원가 상승분의 절반도 납품단가에 반영해주지 않았다"며 "특히 지난 4월 인상분은 10%도 반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업계의 자체적인 구조조정도 필요하지만 고통분담 차원에서 수요업체들이 납품 가격을 현실화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