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은행산업의 챔피언은 누가 될까.' 뱅크오브 아메리카 (BOA)가 최근 크레딧카드 회사인 MBNA를 인수,몸집을 불려 불공정행위로 이미지에 타격을 입은 전통의 1인자 씨티은행에 도전장을 냄에 따라 두 금융 공룡간 다툼이 불꽃을 튀기게 됐다. 두 은행은 도소매·금융 구분 없이 모든 상품을 취급하는 데다 지역적으로도 미국 전역은 물론 해외영업에도 강해 명실상부한 세계 챔피언으로서의 자격을 갖추고 있는 몇 안 되는 은행이다. 하지만 외형적인 전략은 다르다. 씨티은행은 90년대 후반 이후 주로 기업고객들을 상대로 비싼 수수료를 챙길 수 있는 영업에 치중해왔다. 반면 BOA는 소매금융을 강화하는 데 전력투구했다. BOA 최고경영자(CEO)인 케네스 루이스는 2003년 플리트 보스턴 은행을 470억달러에 인수,동부의 소매금융을 대폭 강화하더니 이번엔 대형 신용카드회사인 MBNA를 전격 인수,주위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BOA는 MBNA를 인수함으로써 신용카드 고객 6900만명,카드대출잔액 1432억달러로 전통의 강자인 씨티를 카드 영업에서 앞서게 됐다. 전통적으로 신용카드와 주택 대출에서 부동의 1인자는 씨티였다. 하지만 씨티는 최근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한 채권인수 및 자문 등 수익성이 좋은 투자은행 업무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일본 독일에서 문제가 된 불공정행위 등으로 다소 위축된 상태에 있었던 게 사실이다. 펑크 지겔의 분석가인 리처드 보베는 "씨티는 최근의 사건으로 공격적인 영업을 하기 어려워졌다"며 "BOA가 씨티를 제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말했다. 아직은 씨티가 자산 규모,시가총액,영업이익 등에서 BOA 보다 한수 위다. 씨티에 우호적인 분석가들은 "최근의 부당행위에 대한 씨티의 사죄가 마무리 되고 월가에서 투자은행 업무가 활기를 되찾게 되면 씨티는 훨씬 유리한 입장에 서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