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의 합병과정에서 밀려났던 존 맥 전 사장(60)이 지난 30일 4년 만에 최고경영자(CEO)로 돌아왔다. 미국의 금융중심지 월가에서 권력다툼에 패한 인물이 승자를 밀어내고 복귀한 것은 드문 일로 '반란의 승리'로 평가되고 있다. 맥 신임 CEO는 모건스탠리와 딘위터가 합병할 때 모건측의 대표주자였지만 딘쪽의 간판이었던 필립 퍼셀과의 경영권 다툼에서 완패,쫓겨났다. 월가에서 29년간 잔뼈가 굵은 정통 투자은행가가 모건이라는 전통까지 등에 업고 일전을 벌였지만 서부에서 탄생한 소매금융회사에서 거칠게 커온 월가의 이단아 퍼셀에게 밀린 것이다. 퍼셀은 맥을 쫓아낸 후 그를 따르던 모건 출신을 하나씩 정리,반역의 씨앗을 거의 정리해버렸다. 하지만 합병 후 시간이 흐르면서 경영실적이 부진하고 주가도 떨어지자 모건의 원로들이 들고 일어났다. 그것이 3개월 전이다. 실제 합병의 한 축이었던 딘위터의 소매 증권 영업 수익률은 경쟁회사인 씨티그룹의 스미스바니 개인고객 서비스나 메릴린치의 개인고객그룹에 비하면 절반에도 못미쳤다. 카드사업분야도 수익률이 저조했다. 불리한 상황에서 모건의 원로들로부터 축출압력을 받은 퍼셀은 남아있던 모건 출신을 승진시키고 실적이 부진한 카드사업 매각을 검토키로 하는 등 살아남기에 안간힘을 기울였지만 원로들의 반란은 시간이 갈수록 회사 안팎에서 호응을 얻어갔다. 결국 퍼셀은 손을 들었고 그 자리로 모건의 대표주자였던 맥이 복귀한 것이다. 이사회는 맥만큼 월가의 경험이 풍부하고 리더십이 강한 인물도 없다고 판단,그를 불러들였다. 맥은 모건에서 쫓겨난 후 크레디트스위스그룹의 최고경영자를 3년간 맡았으나 유럽은행과의 합병시도에 대한 이사회의 저항을 극복하지 못해 그곳에서도 밀려나 이달 초 뉴욕의 헤지펀드인 피컷 자산관리의 회장으로 취임했다.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