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10대 주력산업 중에서 중국에 대해 확실한 경쟁 우위를 보이고 있는 부문은 조선업종 하나뿐인 것으로 분석됐다. 산업연구원(KIET)과 한국경제신문사 공동 주최로 1일 서울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동아시아 생산네트워크의 변화와 한국제조업의 미래' 국제세미나에서 장석인 KIET 연구위원은 주제발표를 통해 "1998∼2004년 중 한국의 10대 주력산업에 대해 한·중 두 나라의 경쟁력을 비교해 본 결과 조선업종을 제외한 대부분의 산업에서 한국의 경쟁력이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가전 통신기기 자동차 일반기계 등은 중국의 경쟁력과 한국의 경쟁력이 동시에 상승하고 있어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이 더욱 격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또 컴퓨터 반도체 철강 등에서는 한국의 경쟁력은 하락하고 있는 반면 중국의 경쟁력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이들 산업은 향후 중국의 거센 추격에 직면할 것으로 장 위원은 예상했다. 그 결과 이들 10대 업종에서 한·중 간 수출 경합도는 1998년 32.9에서 2004년에는 51.8로 18.9포인트나 높아졌다. 이 수치가 100에 가까울수록 세계시장에서 양국 상품의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장 위원은 "중국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과 글로벌 경제로의 편입은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에 엄청난 경제적 충격을 주게 될 것"이라며 "한국은 지속적인 구조개혁과 산업구조 고도화로 대응책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존 레븐힐 호주국립대 교수는 "중국 완성차업체들은 장차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개발도상국의 소형차 시장 공략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며 "한국도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기조연설을 맡은 이정우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장은 "중국은 대부분의 주력산업에서 5년 안에 한국과 대등한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며 "한국 제조업의 미래는 중국의 추격을 뿌리치면서 일본과의 격차를 얼마나 빨리 축소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