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농협법이 1일부터 발효된다. 이에 따라 농협은 중앙회장이 비상임으로 전환되면서 신용과 농업경제 등 부문별 대표이사 중심의 책임경영체제로 탈바꿈하게 된다. 농협은 이를 계기로 일선조합의 통폐합과 함께 M&A(인수합병)에 의한 종합금융그룹화를 가속화할 전망이다. 금융계는 특히 상호금융과 공제(보험)까지 합해 총 301조원의 자산을 보유한 농협 신용부문의 종합금융그룹화 추진에 주목하고 있다. ◆부문별 책임경영체제 새 농협법의 핵심은 중앙회장이 비상근으로 물러나고,그 권한을 부문별 대표이사들에게 이양했다는 데 있다. 이에 따라 지난 6월28일 대의원 회의에서 선임된 정용근 신용부문 대표이사와 이연창 농업경제 부문 대표이사는 실질적인 최고경영자(CEO)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됐다. 한편 회장이 비상근으로 물러남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업무조정 공백은 이번에 신설된 전무이사가 맡는다. 이사회의 구성도 변경됐다. 종전까지는 총 31명으로 구성된 이사회의 3분의 1 이상을 학자 및 전문경영인 등으로 구성해야 했지만,앞으로는 35명으로 늘어난 이사회의 2분의 1 이상을 전문가그룹으로 채워야 한다. 또 흔히 '지역농협'으로 통칭되는 일선 상호금융 점포도 자산규모가 2000억원 이상이면 전문경영인 상임이사를 1인 이상 의무적으로 둬야 한다. ◆종합금융그룹화 추진 정용근 대표체제 하에서 농협 신용부문은 M&A 등을 통한 종합금융그룹으로의 변신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정 대표는 입사 이후 22년간을 금융쪽에서 근무한 '금융통'이다. 특히 대표이사가 되기 전 금융기획 담당 임원시절부터 M&A를 통한 농협의 종합금융그룹화에 많은 관심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한동안 중단됐던 증권사 인수작업을 재개하고 LG카드 인수에 대한 입장도 곧 확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상호금융쪽의 부실조합 구조조정과 통폐합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농협은 현재 순자기자본 비율이 4% 미만인 조합 중 경영정상화가 어려운 것으로 드러난 104개 조합에 대해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농협은 부실 징후가 있는 다른 161개 조합에 대해서도 추가로 경영 진단을 벌이고 있으며,이들 조합의 대부분이 합병권고 조치를 받을 가능성이 높아 합병 대상 조합이 200여개가 넘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신경분리'가 남은 과제 한동안 잠잠했던 '신경분리'(신용부문과 농업경제부문을 분리시키는 것) 논란이 조만간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 국회는 지난해 농협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면서 개정안 시행 후 1년 이내에 신경분리 계획을 농림부 장관에게 제출토록 규정했다. 하지만 농협은 신용부문과 농업경제부문을 떼어낼 경우 농업경제부문의 경영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 신경분리에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 밖에 일선 조합의 통폐합 문제도 해당 조합들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어 실행과정에서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