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투타 밸런스의 극심한 난조로 5월 18일이후 42일만에 2위로 추락했다. 삼성은 29일 한화에 3-7로 패하며 이달 들어 두 번째 4연패를 당했다. 4월 두산에 3연패를 당한 것이 유일한 늪이었고 5월 한 달 19승 6패의 압도적인 승률로 승 승장구했던 삼성이 이달 들어 4연패 두 번 포함 9승 1무 13패로 부진에 빠진 것이다. ▲장기화한 타격 슬럼프 지난주 현대와의 홈 3연전을 2승 1패로 마치며 살아나는 기미를 보였던 삼성은 전반적인 타격 슬럼프로 인해 '호화군단'의 이미지가 퇴색됐다. 지난 5경기에서 삼성 타선이 기록한 팀 타율은 0.211. 양준혁, 김한수, 진갑용 등 기존 멤버에 심정수, 박진만이 가세, 상대 마운드가 피해 갈 수 없는 지그재그 살인타선을 자랑했던 삼성은 팀 타율도 0.270으로 두산(0.272), 기아(0.271)에 이어 3위로 밀린 상태다. 4월과 5월 팀타율이 0.285에 달했던 것을 비춰보면 6월 한달(0.237)의 부진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 규정 타석에 있는 선수 중 3할 타자는 박한이(0.321)가 유일하다. 한때 타격 1, 3위였던 김한수(0.299)와 강동우(0.277)는 2할대로 떨어졌으며 양준혁은 2할 4푼대 근처에서 좀처럼 올라오지 못하고 있다. 진갑용(0.301)은 무릎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된 상태다. 심정수가 홈런(15개) 타점(55개) 부문에서 3위로 고군분투하고 있으나 혼자만의 힘으로는 도저히 역부족이다. '전통적인 팀 컬러였던 화끈한 공격야구가 실종돼 아쉽다'는 팬들의 반응이 끊이지 않은 가운데 이를 조직력으로 극복하려했던 선동열 감독의 구상이 현실로 나타나지 않아 더욱 애가 탄다. 선 감독은 "방망이는 언제 터질지 몰라 믿을 수 없다"면서도 언젠가는 타선 폭발이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으나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기도 전부터 풀죽은 모습을 보이고 있어 더욱 당혹스럽다. ▲용병 복도 없는 마운드 에이스 배영수의 기복과 용병 듀오의 침몰, 선발 임창용의 불펜행, 예비 선발 후보였던 김진웅의 부진 등 악재가 끊이지 않고 있다. 그 중 선발 마운드에서 쌍끌이를 기대했던 바르가스-해크먼 듀오의 성적은 예상 밖이다. 목 통증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된 뒤 주말 현대전부터 합류 예정인 바르가스는 5월 27일 대구 LG전부터 3연패에 빠졌다. 5월 21일 대구 한화전 이후 한 달 이상 승리를 따내지 못하면서 삼성은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해크먼도 6월 4일 광주 기아전 이후 3연패. 지키는 야구를 강조하는 선 감독은 선발보다 불펜진을 중시하나 바르가스와 해크먼의 투구 내용은 여전히 기대 이하다. 두 선수 모두 가장 많이 던진 이닝이 7이닝에 불과할 정도로 완투형 투수와는 거리가 있다. 대부분 투구수 100개에서 교체되고 있는데 워낙 컨트롤이 좋지 않아 근심이 깊다. 포수였다가 투수로 전환한 바르가스는 빠른 볼에도 불구, '새가슴' 증상을 보이며 타자와의 승부에서 점점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2m 가까운 큰 키에서 내려 꽂는 해크먼도 릴리스 포인트가 높아 전반적으로 볼이 높게 제구되면서 고전 중이다. 지난해 나올 때마다 컨트롤이 불안했던 케빈 호지스도 팀에 별반 도움이 못됐던 것을 고려하면 2년 연속 용병 덕을 거의 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연패를 끊고 상승세를 이어갈 책무가 있는 배영수도 5월 29일 대구 LG전 이후 승패를 거듭하며 흔들리기는 마찬가지. 임창용은 지난 6월 25일 문학 SK전을 끝으로 불펜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 자리를 메워줘야 할 김진웅은 26일 SK전에서 3피안타 4실점으로 고작 1이닝만 던지고 강판해 선 감독의 계산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43승 27패로 이미 15승 이상을 '저축'해둔 삼성이 무슨 걱정이 있겠느냐며 낙관하는 시각이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지금의 총체적 난국이 지속된다면 알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게 된다. 지금으로서는 위기를 추스를 수 있는 장맛비가 요원한 실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