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시어터요? 경쟁상대가 아니죠!" 키네폴리스의 대내외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고 있는 마리암 다손빌 국장은 "홈시어터의 확산으로 극장 관객을 빼앗기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전혀 그렇지 않다"고 잘라 말한다. 홈시어터의 고객과 키네폴리스의 고객은 질적으로 다르다는 것이다. 그는 "키네폴리스는 고객들에게 영화 감상에 대한 욕구뿐 아니라 집 밖으로 나와 다른 사람들과 교감하는 사회적인 욕구까지 채워준다"고 강조했다. 영화관이라는 하나의 공간으로 다양한 가치를 제공하는 '원소스 멀티유즈(one source multi use)'의 개념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다손빌은 "최근에는 영화관과 디지털 기술이 합쳐져 전혀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내고 있다"며 최근 개최된 의료 세미나를 대표적인 사례로 지적했다. 관객이 적은 낮시간 동안 상영관 하나를 안과의사 세미나용으로 대여했는데 반응이 아주 좋았다는 것이다. 의사들은 디지털 프로젝터를 통해 대형스크린에 비치는 수술장면을 보면서 효과적인 연구모임을 가질 수 있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다손빌 국장은 "인기 가수들의 콘서트를 위성으로 생중계하고 방송국의 인기 드라마 시사회를 갖는 등 여러 분야의 마니아들에게 영화관을 놀이시설로 제공하고 있다"며 "앞으로 다양한 이벤트를 열 수 있는 공간을 늘려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키네폴리스는 지난해 7월 '유로 2004' 결승전인 포르투갈과 그리스의 경기를 상영해 영화팬뿐 아니라 축구팬까지 극장으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키네폴리스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계속해서 유럽의 영화산업을 이끌어왔어요. 지난 2003년에는 유럽 최초로 디지털 상영관을 도입했죠.디지털 기술은 키네폴리스가 전혀 다른 또 하나의 시장을 만들어내는 기회로 작용할 겁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