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1일부터 주5일 근무제가 종사자수 300인이상 기업으로 확대,실시됨에 따라 중소기업 근로자의 상대적 박탈감과 함께 중소기업체 사장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사정이 나은 업체들은 주5일 근무제를 조기 시행하거나 도입할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그렇지 못한 대부분의 업체들은 근로자들의 사기저하에 따른 인력이탈이나 생산성 감소를 걱정하고 있다.


중소기업들은 이런 문제에도 불구,주5일제를 조기 실시하겠다는 업체는 12.5%에 불과(기협중앙회 조사)하고 법정시기에 맞춰 실시하겠다는 기업이 77.6%에 이르고 있다(이미 시행중인 업체는 6.8%,무응답 3.1%).중소기업중 종업원 100인이상인 기업은 2006년 7월,50인이상은 2007년 7월,20인이상은 2008년 7월,나머지 전사업장은 2011년까지 주5일근무가 의무화된다.


또 당장 주5일 근무제를 실시해야 하는 종업원 300인이상 기업들은 납기를 맞추기 위해 특근을 활용하거나 탄력근무제를 도입하는 등 신축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다.


◆근로자 사기 저하 우려


경기도 하남시에서 10여명의 직원을 데리고 병원집기장,부엌가구 등을 만드는 가구업체의 이용대 사장은 최근 모 병원으로부터 주문을 따냈지만 맘이 썩 편하지는 않다.


당분간 직원들과 함께 토·일요일 할 것 없이 일해야 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웃 중견기업들이 7월부터 주5일 근무를 하게 되면 종업원들이 느낄 상대적 박탈감을 어떻게 치유해줄지가 걱정이다. 대기업에 비해 월급도 적은 데다 주6일동안 근무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인력을 더 구하려 해도 일하겠다는 사람이 없고 특근 수당을 올려주고 싶어도 형편이 여의치 않다"며 "그동안 함께 일해온 '정'에 호소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광주광역시에서 대기업에 전자부품을 납품하는 K업체의 김모 사장은 "주5일제를 실시하게 되는 대기업 1차 납품업체(벤더)와 이들로부터 재하청을 받는 업체들 간 근로 조건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인력난도 심화될 것"이라며 "우리 회사도 어쩔 수 없이 토요일 격주 휴무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업체 조기 도입 검토


일부 중소·벤처기업들은 주5일 근무제를 법정 시한보다 미리 도입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티타늄 부품 생산업체인 티에스엠텍은 늦어도 내년 1월부터 주5일 근무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170여명의 직원을 두고 있는 이 회사는 주5일 근무제에 대비해 지난해 초부터 격주 휴무제를 실시해왔다.


회사 관계자는 "무엇보다 직원들의 사기가 중요한 만큼 준비 과정을 거쳐 내년 1월부터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PDP-TV 및 LCD-TV 제조업체인 우성넥스티어도 올해 말부터 주5일 근무를 앞당겨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현재 격주 토요 휴무제를 실시하고 있다"며 "정직원이 64명이어서 의무 시행 시기는 많이 남아 있지만 주5일 근무가 대세인 만큼 직원들의 사기를 감안해 앞당기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견기업 토요 특근 불가피


주5일제를 당장 시행해야 하는 300인 이상 업체들 가운데 해외 사업장을 가진 업체나 수출업체들은 국내외 시차가 다르고 주문이 일정치 않기 때문에 토요 근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인 케이씨더블류는 필요에 따라 주말 특근을 실시할 계획이다.


회사측은 "전체 매출의 50%를 구매하는 해외 고객사의 경우 평일이나 주말과는 상관 없이 주문을 내기 때문에 이 같은 요구를 무시하고 주5일 근무제를 그대로 강행하기는 어렵다"며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올해 생산 목표를 달성하려면 최소한 격주로 하루 정도 주말에 특근을 실시하는 게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반도체 후공정 장비를 생산하는 한미반도체도 정부 방침에 따라 일단 주5일 근무제를 실시하지만 고객사의 요구에 따라 그때그때 특근을 실시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송태형·임상택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