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력 있는 중소기업에 대한 정부 보증 지원이 내년부터 오는 2009년까지 단계적으로 4배가량 확대된다는 소식이다. 정부는 23일 노무현 대통령 주재 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중소기업 금융지원 체계 개편 방안'을 확정했다. 우선 기술신용보증기금(기보)의 기술평가를 통한 보증 규모가 지난해 말 15.2%에서 2009년까지 60%로 4배 가까이 늘어난다. 지난해 말 기준 0.1%에 불과한 신용보증기금(신보)의 창업기업 보증 규모도 5년 안에 10%까지 확대된다. 기술력·사업성 평가를 통해 '혁신형 중소기업'으로 인정되면, 기보와 신보에 내는 보증수수료 율도 현행 1%에서 0.3%포인트 인하된다. 기술 혁신형 기업이란 정보와 생명, 항공우주 등 첨단 기술이나 새 기술을 통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을 말한다. 뚜렷한 법적 정의는 없지만, 기술신보가 보증 심사 때 적용하는 혁신 선도형 기업이 우선 꼽힌다. 또 벤처기업육성법에 따른 벤처기업과 중소기업청이 지정하는 '이노비즈(Inno-Biz)'를 비롯해 6대 미래성장산업, 10대 차세대 동력산업 등도 여기에 포함된다. 그러나 이들과 반대로 정부 보증으로 연명해 온 한계 중소기업의 보증은 점차 줄어들어, 퇴출 압박이 심해지게 됐다. 경쟁력을 잃은 기업은 사라지고, 그보다 더 많은 기업이 새로 탄생하는 활발한 신진대사가 이루어져야 국가경제가 활력을 띨 수 있다는 건 당연한 시장원리다. 국내 중소기업은 기업수가 300만 개에 달하고, 전체 고용의 87%를 차지하고 있다. 우량 중소기업도 적지 않지만, 대부분이 세계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자기만의 기술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정된 국내 대기업을 상대로 수많은 중소기업들이 과당경쟁을 벌여 납품단가가 떨어지고, 수익성이 낮다보니 기술을 개발할 여력이 부족해 가격경쟁에만 매달리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하지만 기업이든 시장이든 불황기에도 호황을 보이는 곳은 있게 마련이다. 전체 중소기업의 약 10% 정도로 추산되는 '강소(强小)'기업이다. 대부분의 중소기업이 벼랑 끝에 몰리며 경영난·자금난에 허덕이고 있는 가운데 단단한 기술력과 서비스, 품질 및 납기경쟁력으로 무장하고 기업간 전쟁 속에서도 '부상'을 입지 않고 있는 보무도 당당한 중소기업들이 있다. 건설용 타워리프트 장비 전문기업인 경남산업건기(주)와 경인지역 최대의 코일서비스센터 기보스틸(주), 설립 1년 만에 1천만불 수출탑을 달성하고 글로벌 섬유기업으로 '쾌속질주'하는 (주)드림시커즈, 시대가 요구하는 리더를 육성하는데 '올인'하는 룩스컨설팅(주)가 그런 기업들이다. 또 (주)링네트(IT 엔지니어링)와 (주)미주월드21(미니바 Bar-Shop), 새론오토모티브(주)(마찰제 및 소결제품), 서해건설(주), 엠앤비티(주)(지상파 DAB 및 DMB 복합단말기)도 산업한국을 견인하는 고성장 유망기업이다. 핵심기술과 서비스, 최고의 품질과 납기경쟁력으로 무장하고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있다는 점이 이들 기업의 공통 코드다. 계획대비 실적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중소기업들이 대부분인 상황에서, 특별한 마케팅과 기술력으로 불황을 뚫는 미래혁신 우수기업들의 경영현장 속으로 들어가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