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석유자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내년부터 5조원 규모의 유전펀드를 조성하는 등 2013년까지 모두 10조원(약 100억달러)을 관련 사업에 투입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 자금으로 외국의 석유업체를 적극적으로 인수·합병(M&A)하고 유전 광구를 60개가량 사들인다는 계획이다.


주봉현 산업자원부 자원정책심의관은 26일 "고유가 지속으로 인해 세계 자원확보 전쟁이 격화될 것으로 보고 10조원을 투입하는 종합적인 석유수급 안정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며 "10조원의 자금은 외국 석유업체를 M&A하거나 산유국에서 이미 개발된 유전 광구를 사들이는 데 주로 사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현재 3.8%에 불과한 원유 자급률(원유 수입량 중 국내 기술이나 자본으로 들여온 비중)을 2008년엔 10%,2013년엔 15% 수준으로 높여야 안정적인 에너지정책 운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대략 10조원의 재원이 필요하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구체적으로는 5조원 규모의 유전펀드를 조성하고,자본금 5조원 수준의 자원개발전문기업을 설립해 해외 유전 확보 및 석유업체 인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내년부터 조성될 유전펀드는 정부와 석유공사 등 에너지 유관기관이 일부 투자하고 기관투자가 일반투자자 등으로부터 대부분의 자금을 모집한다는 것이 정부의 복안이다.


정부는 외국의 유전펀드 수익률이 연 15%에 이르는 만큼 자금 모집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장기 추진 과제인 자원개발전문기업 설립은 석유공사의 해외자원개발 부문을 별도 자회사로 분리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정부는 현재 석유공사 해외자원개발 부문의 자본금이 1조원 선이지만 이를 정부 출자 및 민간자본 유치 등을 통해 5조원 수준으로 확충할 계획이다.


자원개발전문기업은 자본금 5조원과 유전펀드 5조원을 투자 재원으로 삼는다.


정부는 자원개발전문기업을 정부투자기관에서 제외해 외국 석유업체를 적극 M&A하고 개발 중인 광구도 재량껏 사들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줄 방침이다.


주 심의관은 "자원개발전문기업이 하루 생산량 5000배럴 규모의 광구를 60개가량 확보토록 해 향후 아시아지역 최대 석유업체로 키우는 방안을 중점 모색하고 있다"며 "석유자원 확보 종합대책은 하반기 중 최종 확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24일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21달러 오른 53.26달러를 기록,또다시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중질유(WTI)와 브렌트유의 선물가격은 배럴당 59.84달러와 58.36달러에 장을 마쳐 60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