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월 기아차 노조의 노동자 채용 비리사건으로 시작된 노동계의 부정·비리는 항운노조 간부의 뇌물 수수,현대차 노조의 채용 비리,한국노총 복지센터 공사 관련 뇌물수수 등으로 이어졌다. 도덕적으로 깨끗해야 할 노조가 오히려 부정과 비리로 얼룩져 있었다는 사실에 노동계는 물론 사회 전체가 충격을 받았다. KBS스페셜 '한국 노조의 위기,어디서 오는가'(1TV,26일 오후 8시)는 지금까지 일어났던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한국 노조가 직면한 위기의 본질은 무엇인지 짚어본다. 또 앞으로 노조가 전체 노동자를 대표하는 기구로 거듭나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한지 알아본다. 항운노조 양심선언자는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노조위원장은 엄청난 권력을 갖고 있는 존재였다. 노조위원장 투표를 하면 만장일치로 당선되고 위원장이 누구 나쁘니까 잘라야 한다고 하면 100% 찬성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전문가들은 항운노조 지도부의 권력은 독점적 노무 공급권과 함께 폐쇄적 노조운영에 그 원인이 있다고 지적한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지난 87년 노동운동 합법화 이후 노조의 모습이 어떻게 달라져 왔는지도 살펴본다. 대기업의 정규직 중심으로 결성된 노조는 시간이 지나면서 비정규직과 중소기업 노동자들의 소외라는 문제를 낳기 시작했다. 제작진은 독일 폭스바겐의 사례를 통해 기업과 노동자가 함께 살아가기 위한 방안은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도 살펴봤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