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벤처는 신물질, 제약회사는 임상시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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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벤처기업 크레아젠과 동아제약 연구팀은 요즘 한 달에 두세 차례 경기 용인에 있는 동아제약 중앙연구소에서 미팅을 갖는다.
양측이 함께 삼성서울병원에서 임상시험을 하고 있는 신장암 세포치료제 '크레아백스'의 인체 적용 결과를 분석하기 위해서다.
크레아백스는 환자의 몸에서 뽑은 면역세포인 수지상세포를 대량 배양해 다시 몸속에 주입,암세포를 죽이도록 하는 세포치료제.
지난 2002년 크레아젠이 독자 기술로 개발했다.
동아제약은 2002년 7월 크레아젠과 공동 연구 협약을 체결,임상시험을 위한 자금 지원과 시제품 생산을 맡고 있다.
양측은 2007년께 크레아백스가 상품화될 경우 판매수익을 반씩 나누기로 했다.
크레아젠 관계자는 "상품화를 위한 자금이 부족하고 자체 의약품 생산시설을 갖추지 못해 동아제약과 제휴했다"며 "독자 추진할 경우 2010년 이후에나 상품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등 바이오 선진국에서 정착단계에 들어간 바이오벤처기업과 제약회사 간 공동 R&D 프로젝트가 최근 국내에서도 신약개발 새 모델로 급부상하고 있다. 바이오벤처가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하면 제약회사가 임상시험에 함께 참여해 상품화를 주도하는 분업 시스템이다.
한국바이오벤처협회에 따르면 현재 바이오벤처와 제약회사가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는 신약개발 프로젝트는 30여건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자금력이 달리는 바이오벤처는 연구개발비와 생산 시설을 확보할 수 있고 제약회사는 우수한 기술을 얻을 수 있는 게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동아제약은 이와함께 바이로메드와 공동으로 삼성서울병원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허혈성 족부질환 유전자치료제 'VMDA-3601'의 2단계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VMDA-3601는 2000년 바이로메드가 개발했으며 이후 동물을 대상으로 한 전임상시험 단계부터 두 회사가 손을 잡고 공동 개발에 나섰다. 또 제넨메드와 뇌종양 유전자 치료제를,제넥신과는 에이즈백신을 함께 개발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펩트론과 공동으로 인체 내에서 약물이 서서히 방출되는 항암제 '루피어데포주'를 개발해 지난 2월 발매했다. 대웅제약은 펩트론의 특허기술을 이전받아 전임상시험과 품목허가를 진행했으며 조만간 해외 수출을 위한 별도의 임상시험을 실시할 예정이다.
태평양제약은 메디톡스가 최초로 국산화에 성공한 보톡스 주사제의 임상시험을 지난해 마치고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청의 품목허가를 기다리고 있으며 SK케미칼은 인투젠과 공동으로 올해 말부터 발기부전 치료제 'SK3530'의 3단계 임상시험에 들어갈 계획이다.
박종호 우리기술투자 팀장은 "바이오벤처는 제약회사들보다 세포치료제 유전자치료제 등의 분야에서 앞선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앞으로 이런 공동연구는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보이고 특히 제약회사와 바이오벤처 간의 M&A 사례도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