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기업에 '경영참여'를 선언하는 외국계 펀드가 급증하고 있다. 소버린,헤르메스,바우포스트 등에 이어 최근 템플턴자산운용,ABN암로은행 런던지점,라이온하트 등 경영권 행사 의도를 새롭게 드러낸 곳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특히 이들 외국계 자본은 주요 상장사 지분을 꾸준히 늘리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대상 기업은 SK텔레콤 KT KT&G 국민은행 등 대표 기업들이다. 국내 기업들 입장에선 경영권 방어 부담이 커졌다. ◆외국 자본 경영참여 113개사 금융감독원이 지난 4월2일 상장기업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모든 투자자를 상대로 일괄 신고를 받았을 때 경영참여 목적을 밝힌 외국 자본은 모두 71곳,대상 기업은 75개였다. 한국경제신문 조사 결과 이 수치는 그후 꾸준히 늘어 지난17일 현재 82곳이 경영참여 목적으로 113개 상장기업의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달여 동안 경영참여 대상 기업이 50% 이상 늘어난 것이다. 최근 새롭게 경영참여를 선언한 대표적인 외국 자본은 템플턴. 싱가포르에 거점을 둔 템플턴자산운용과 관련 투자회사들은 지난 주말 국민은행 SK텔레콤 KT KT&G 등 거래소와 코스닥 기업 22개에 대한 투자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바꿨다. 또 영국계 ABN암로은행 런던지점과 라이온하트 펀드는 최근 신화실업 로만손 등 13개 상장기업에 대해 경영참여 목적으로 5% 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밖에 미국계 아머캐피털파트너스(이루넷)와 마이클우신(세니콘),일본계 주코쿠마린페인트(삼화페인트) 등도 경영참여 목적을 분명히 했다. ◆경영 간섭 커지나 경영참여 목적을 밝힌 외국 자본 중에는 당장은 경영 간섭에 나설 의사가 없다고 밝힌 곳이 꽤 있다. 하지만 국내 기업들 입장에서는 마음을 놓기 쉽지 않다. 오창진 금감원 지분공시팀장도 "일단 경영참여 목적이라고 공시한 만큼 언젠가는 경영에 개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언제 또 '제2의 SK㈜'가 나올지 모를 정도로 국내 기업들의 지배구조가 취약하다는 점이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상장기업 499개 가운데 전체 외국인 지분이 내국인 최대주주보다 많은 회사는 53개로 11%에 이른다. 또 외국인이 2대주주여서 경영권 위협이나 분쟁 가능성이 있는 기업도 138개에 달했다. 상장사들이 지난해 순이익의 20%에 육박하는 9조8113억원을 자사주 매입에 쏟아부은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