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 낙관론 힘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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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소프트패치(경기 회복 국면에서 나타나는 일시적인 경기 침체) 논쟁에 휘말렸던 미국경제에 낙관무드가 무르익고 있다.
고유가에도 불구,오히려 소비자물가가 떨어지고 있는 데다 산업생산도 호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추가금리 인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6일 "비정상적으로 낮은 미국의 장기금리가 부동산 가격 급등의 원인이라는 지적이 점차 강해지고 있어 FRB의 금리인상은 지속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FT는 그린스펀 FRB 의장이 최근 낮은 장기금리를 계속 언급하고 있는 것도 단기금리 인상 기조를 계속 유지하겠다는 의지 표현이라고 분석했다.
◆미국경제 잘 나간다
FRB는 15일 발표한 베이지북에서 "미국 전역에서 경제성장세가 적절하고 견조하며 일관성있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고유가에도 불구,인플레이션은 대체로 완만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지난주 앨런 그린스펀 FRB 의장의 의회 청문회 발언과 같은 맥락으로 FRB가 미국 경제에 대해 상당히 낙관적이라는 것을 잘 보여준다.
최근 발표되는 각종 경제지표도 미국 경제가 순항하고 있다는 신호를 연이어 보내고 있다.
특히 고유가 와중에도 하락하고 있는 물가는 미 경제 낙관론을 뒷받침하고 있다. 미 노동부는 5월 중 소비자물가가 전월보다 0.1% 떨어졌다고 15일 발표했다.
소비자물가가 내린 것은 지난해 7월 이후 10개월 만에 처음이다. 전날 발표된 생산자 물가도 2003년 4월 이후 가장 큰 폭인 0.6% 하락,도소매 물가가 모처럼 동반 하락했다.
5월 중 산업생산 역시 전월보다 0.4% 늘어 견조함을 보여주고 있다. 설비 가동률도 79.4%로 4월의 79.1%보다 높아졌다. 지멘스 에너지&오토메이션의 최고금융책임자인 해리 볼랜드는 "기업들의 경제에 대한 신뢰감이 높아 올 연말까지 산업생산은 호조를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리인상기조 지속될 듯
미국 경제가 견실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청신호가 잇따르면서 FRB의 금리인상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해지고 있다.
레이몬드 제임스 파이낸셜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스콧 브라운은 "이달 30일은 물론 오는 8월9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도 금리가 인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FOA 이코노믹스의 로버트 브루스카도 "인플레 압력이 낮아진 만큼 공격적 금리인상 가능성은 적어졌지만 FRB가 금리 인상을 중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중론도 여전
일부에서는 국제유가 급등을 들어 아직 낙관론을 펴기에는 이르다고 주장하고 있다.
컨설팅업체인 글로벌 인사이트의 이코노미스트 니겔 골트는 "원유 시장에는 과수요가 상존하고 있어 사소한 외부 충격에도 유가가 급등할 가능성은 언제든지 있다"고 지적했다. BNP 파리바 은행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브라이언 패브리는 "본격적인 여름에 접어들어 휘발유 소비가 늘어나면 소비자 물가 하락세는 곧 끝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가와 함께 FRB가 가장 중시하는 지표인 고용동향이 썩 좋지 않은 점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5월 중 비농업분야 신규 일자리 수는 7만8000개로 전달(27만4000개)의 3분의 1도 안되는 수준으로 줄어들며 21개월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지난 14일 발표된 5월 중 소매판매가 전월보다 0.5% 감소,지난해 8월 이후 처음으로 감소한 것도 부담 요인이다.
김선태 기자 k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