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영화로 설교한다.'


서울 삼선동 아파트단지 상가 2층의 '꿈이있는교회'.계단을 올라 교회 입구에 서자 이런 문구의 포스터가 먼저 눈에 띈다.


오는 23~25일 천안 나사렛대학교에서 열리는 '영화예배컨퍼런스'를 알리는 포스터다.


이번 컨퍼런스는 매주 일요일 오후 2시면 영화예배를 드리면서 영화를 목회의 중요한 방편으로 삼아온 하정완 담임목사(46)가 그 노하우를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


"영화 '실미도'와 '태극기 휘날리며' 등의 관람객이 1000만을 넘었고,도시 곳곳에 복합상영관이 들어선 시대에 교회가 영화를 모른 체해서는 안 되지요.


영화 관객의 가장 많은 부분을 청년들이 차지하는 반면 교회에선 청년들이 떠난다고 걱정이거든요.


영화는 청년이나 비신자들에게 복음을 효과적으로 전하는 도구입니다."


하 목사가 영화예배를 드려온 것은 1999년부터.교회 문화보다는 세상의 문화에 더 익숙한 청소년과 청년들에게 어떻게 하면 다가갈 수 있을까 고민한 끝에 영화를 매개체로 선택했다.


하 목사의 영화설교는 1시간 남짓 이어진다.


그날의 설교 주제에 맞는 영화를 선택해 주요 장면을 3~5분 분량으로 편집해 30분가량 보여준 다음 이를 기독교적 시각에서 분석하고 메시지를 이끌어낸다.


예컨대 '글래디에이터'에서는 힘과 사특함을 무기로 내세운 코모두스가 끝내 패하는 것을 보며 '모든 지킬 만한 것 중에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는 잠언의 가르침을 전한다.


또 '춘향뎐'에서는 '일편단심 크리스천'이 될 것을 독려하고,'타이타닉'에선 고난 속에서도 사랑과 희망을 잃지 않는 삶을 강조한다.


지금까지 하 목사가 설교 소재로 삼은 영화는 100여편.'사운드 오브 뮤직' '쉰들러리스트' '데드맨워킹' '황산벌' '실미도' 등 종횡무진이다.


"올 가을에는 교회가 아닌 극장에서 영화예배를 가질 계획입니다. 평일 저녁 직장인들이 부담 없이 볼 수 있겠지요. 예배에 작은 음악회를 곁들이면 더욱 좋을 것이고요."


꿈이있는교회가 설립한 열린사역연구소(www.ivydream.com)와 갓피플닷컴(www.godpeople.com)이 공동 주최하는 이번 영화예배 컨퍼런스에는 하 목사 외에 '주홍글씨'의 변혁 감독과 '맨발의 성자' 최춘선 할아버지를 세상에 알린 김우현 감독,영화평론가 유재희씨가 강사로 나서 영화예배에 관해 설명한다.


영화예배 전문 스태프들의 기술적 노하우도 배울 수 있다.


(02)921-5732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