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주주 물량이 5%도 안 되는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 기존 최대주주가 지분을 매각하는 바람에 개인 투자자가 최대주주로 올라서는 경우도 있고,잇따른 유상증자로 최대주주 지분이 낮아진 경우도 많다. 새로운 최대주주 역시 대부분 단순투자 목적인 만큼 향후 지분 매각 가능성도 크다. 최대주주 지분 매각으로 물량부담은 물론 '주인 없는 회사'라는 인식 때문에 주가에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주인 없는 회사' 속출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방송용 프로그램 제작업체인 애즈웍스는 최근 기존 최대주주가 지분을 매도,현재 최대주주에 대한 파악이 안 되는 상태다. 앞으로 주주명부 폐쇄 등을 통해 최대주주가 확인되면 재공시하겠다는 것이 회사측 방침이다. 기존 최대주주 지분은 3.01%. 특수관계인을 합해도 10.02%에 불과했다. 이 회사는 지난 11월부터 최대주주가 네 번째 바뀌었다. 3~6%의 지분을 가진 단순투자자가 최대주주가 된 후 전량 매각하고 빠져나가면서 새로운 단순투자자가 최대주주가 되는 양상이 반복되는 것이다. 반등세를 보이던 주가는 최대주주가 바뀐 후부터 10.4% 하락했다. 실험용 동물을 공급하는 대한바이오링크는 최근 외국계 펀드인 피터벡앤파트너가 BW(신주인수권부사채) 권리를 행사해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이 펀드의 지분율은 4.97%다. 피터벡은 지난해 12월에도 BW행사 방식으로 이 회사의 최대주주에 올랐다가 50여일 만에 지분을 전량 매각했다. 이 펀드는 단순투자 목적으로 투자하고 있어 이번에도 지분 매각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씨지아이도 두 달여 만에 최대주주가 변경됐다. 지분 4.06%를 가지고 있던 개인투자자가 주식을 매각하고 나간 것. 이번에는 3.39%의 지분을 가진 개인투자자가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EBT네트웍스씨엔씨엔터프라이즈 등도 최대주주 지분율이 5% 미만에 불과하다. 서한 역시 최근 개인 자격의 단순투자자가 지분을 팔아버리는 바람에 최대주주가 건설업체인 태왕으로 변경됐다. 태왕도 단순투자 목적이어서 지분 매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단순투자자로 최대주주 변경 이들 업체는 대부분 최대주주가 단순투자 목적인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주가가 오름세를 보이면 지분을 털어내고 다시 단순투자 목적의 또 다른 개인이 최대주주로 부상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특별한 매수주체 없이 최대주주의 지분 매각이 잇따르면서 주가는 좀처럼 상승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다. 대한바이오의 경우 급등세를 보이다가 최근 3일간 하한가로 돌아섰다. 외국인들이 4%가 넘는 지분을 팔아치우며 하락폭을 키웠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최대주주인 피터벡이 차익실현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이처럼 최대주주가 지분 매각을 반복하고 있지만 지분율이 5% 미만이어서 일반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를 파악하기 힘들다. 지분 5% 이상인 '주요주주'이거나 회사 임원이 아니어서,최대주주임에도 불구하고 지분 변동을 공시할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증권선물거래소 관계자는 "회사측이 지분 매각 후에야 주주명부를 파악해 최대주주 변경 공시를 낼 뿐"이라며 "일반투자자들은 사전에 지분 관계와 지분 매각 가능성 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