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단이 울고 간다.'


쌍용자동차는 무쏘 후속모델인 '카이런'을 선보이며 이같은 문구를 내걸었다.


7인승 SUV(스포츠 유틸리티 차량)인 만큼 경쟁 상대는 분명 싼타페와 쏘렌토인데 굳이 세단을 걸고 넘어진 이유가 뭘까.


회사측의 대답은 "타보면 안다"였다.


말로는 카이런의 뛰어난 승차감을 제대로 설명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카이런의 타깃 고객층에는 세단을 선호하는 운전자가 추가된 상태이며,모든 영업소에 카이런 시승차를 배치해 카이런의 성능을 직접 체험토록 하고 있다.


시승용으로 건네 받은 차량은 카이런 최고급 모델인 하이퍼 2700cc.독특한 외모부터 눈에 들어왔다.


로디우스를 닮은 앞 모습은 중세 유럽 기사의 투구를 형상화했다는 설명이다.


뒷모습은 지붕쪽으로 갈수록 좁아지는 사다리꼴 형태다.


앞면,옆면,뒷면을 가로지르는 수많은 선들은 힘차 보이면서도 다소 생소했다.


차에 오른다.


가죽 시트의 느낌이 부드럽다.


전자동으로 조정되는 운전석 시트의 편의성이 고급 수입차를 연상케한다.


차 내부의 디자인도 외부 못지않게 파격적이다.


동그란 버튼들이 눈에 확 들어온다.


이들 원형 버튼은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의 센터페시아 상단부에서부터 변속기가 위치한 곳까지 죽 배열돼 있다.


스포츠카 '페라리'나 '바이퍼'의 이미지를 빌려왔다는 설명이다.


내비게이션 겸용 TV 모니터는 디자인이나 성능 면에서 박수를 보낼만 하다.


다만 디지털 시계의 시간과 분 표시를 나란히 하지 않고 위 아래로 나눈게 거슬린다.


시동을 켠다.


소음과 진동이 느껴지지만 확실히 기존 디젤차 만큼은 아니다.


가속페달을 밟자 부드럽게 속도가 올라간다.


주변의 세단들이 뒤로 멀어진다.


176마력 DI엔진에 힘이 느껴진다.


고속에선 소음과 진동은 더 이상 흠이 되지 않았다.


최첨단 주행안전 시스템인 ESP(Electronic Stability Program·차량자세 제어 프로그램) 덕분에 제동력 역시 뛰어났다.


승차감과 정숙성 면에서 세단에 버금간다는 쌍용차 관계자의 설명이 허언이 아님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Silky Driving(비단결같은 드라이빙)'이란 광고 문구 역시 괜한 자랑만은 아니었다.


쌍용차는 카이런이 SUV와 세단의 장점 뿐 아니라 스포츠쿠페의 특성까지 갖췄다는 점에서 'SAV(Sports Activity Vehicle)'로 부르기로 했단다.


카이런의 또 다른 매력은 1등급 연비와 저렴한 판매가격.커다란 몸집에도 불구하고 디젤 1ℓ로 12.1km(자동 10.6km/ℓ)를 달릴 수 있다.


가격은 2152만원(LV7 기본형)에서 3166만원(하이퍼 최고급형)까지 다양하다.


SUV를 모는 즐거움에 더해 세단의 안락함까지 원하는 운전자라면 카이런에서 눈을 떼지 못할 것 같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