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GM 캐딜락 신형 STS ‥ '스포티 세단' 거침없는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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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머리속에 박혀 있던 캐딜락의 모습이 아니었다.
캐딜락은 미국의 성공한 중년이 타는 중후함의 대명사가 아닌가.
하지만 눈앞에 놓인 차는 스포츠형 세단으로 부르는 게 맞을 정도로 날렵한 모습이었다.
특유의 수직 헤드램프가 캐딜락임을 주장할 따름이었다.
그러고 보니 이름의 STS가 'Sports Touring Sedan'의 약자란다.
STS는 세계 최대 자동차회사인 GM이 세계 무대에서 유럽의 중·대형 세단과 한판 승부를 벌이기 위해 내놓은 야심작.시승 차량은 이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킨 2005년형 버전이다.
문은 저절로 열렸다.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스마트 키'가 적용된 덕분이다.
주머니에 넣은 열쇠를 꺼낼 필요 없이 차에 가까이 가면 문이 열렸고 차를 떠나면 저절로 닫혔다.
시동 역시 열쇠를 꺼내 돌릴 필요 없이 버튼 하나로 끝났다.
차에 올라 타니 편안한 시트가 맞이한다.
캐딜락 신형 STS의 가장 큰 매력을 시트로 꼽고 싶을 정도로 기분 좋은 느낌이다.
시동을 건다.
속도를 높여 본다.
정지 상태에서 7초 만에 시속 100km에 도달한다.
속도계는 어느새 시속 160km를 향해 치솟고 있지만 신형 STS는 전혀 부담스럽지 않은 모양이다.
320마력짜리 노스스타 4600cc V8 엔진의 위력을 실감하는 순간이다.
고급 세단이 갖춰야 할 최고의 미덕인 '정숙함'은 고속 주행 때 한층 돋보였다.
GM은 STS 개발 당시 소음을 줄이기 위해 음향팀을 별도로 구성했다고 한다.
코너링도 안정적이다.
캐딜락 고유의 최첨단 안전시스템인 '스태빌리 트랙' 덕분이다.
이 시스템은 차가 미끄러운 눈길을 가거나 핸들이 의도대로 꺾이지 않을 경우 스스로 브레이크를 걸어 차체를 바로잡아 주는 역할을 한다.
신형 STS의 또 다른 매력은 오디오에 있다.
운전석 어깨 위치 등 모두 15곳에 장착된 최고급 스피커에서 울리는 보스(Bose)의 5.1 채널 오디오는 운전의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큰 배기량과 뛰어난 성능에 비해 저렴한 가격도 높이 살 만하다.
4600cc 모델은 7570만원(부가세 포함),3600cc 모델은 6670만원이다.
경쟁 차종으로 꼽은 BMW 530i(8870만원),545i(1억2600만원)보다 2000만~5000만원 정도 싼 셈이다.
다만 4600cc급 고급 세단임에도 TV 모니터가 없는 등 내부 편의사양이 경쟁 차종에 비해 다소 떨어지는 게 아쉬움으로 남는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