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월드컵 개막(2006년6월9일)을 꼭 1년 앞둔 9일 한국 축구 대표팀이 쿠웨이트를 4-0으로 누르고 6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짓자 기업들이 앞다퉈 '월드컵 마케팅'에 뛰어들고 있다.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LG전자 등 주요 기업들은 독일 월드컵 진출을 계기로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한 글로벌 마케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유통업체들은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활용한 판촉전에 돌입했으며 금융회사들도 월드컵과 관련된 다양한 상품을 팔기 시작했다. 여행업체들 역시 독일 월드컵을 겨냥한 패키지상품 개발에 착수했다. 이들은 월드컵 마케팅이 침체된 내수경기에 적지 않은 회복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면서 보다 과감한 전략을 구사하기로 했다. 글로벌 기업들은 월드컵을 브랜드 이미지 제고의 계기로 적극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세계축구연맹(FIFA) 공식 후원사인 현대자동차는 이날 '월드컵 마케팅 마스터 플랜'을 가동했다. 현대차는 앞으로 세계청소년축구대회를 비롯한 각종 축구대회를 공식 후원하고 월드컵 본선 진출국을 순회하는 '승리기원 초대형 축구공 투어(Goodwill Ball Road Show)' 행사 등 다양한 이벤트를 벌이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아시아축구연맹(AFC)의 휴대폰(모바일) 부문 공식 후원사로 선정된 이점을 최대한 살려 월드컵을 겨냥한 대대적인 판촉행사를 벌인다는 계획이다. LG전자는 독일 축구협회와 대표팀을 내년 말까지 후원키로 하고 현지에서 LG 어린이 축구대회,LG 장애인 축구대회 등을 열기로 했다. 금융권도 월드컵 특수를 수익으로 연결시키기 위해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하나은행은 가입만하면 자동으로 한국팀 응원단인 '붉은악마' 회원이 되는 적금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LG카드는 월드컵 예선전 경기별 득실점과 득점선수를 맞힌 회원을 추첨해 카드 포인트나 6차전 입장권을 주는 'Again 2002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다. 유통업체들도 한국의 6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축하하는 행사를 잇따라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현대 롯데 갤러리아 등 대형백화점과 홈플러스 등 할인점은 10일부터 독일 여행권 등을 상품으로 내건 각종 경품행사와 제품 할인행사를 시작한다. 현대경제연구원 박태일 수석연구위원은 "한국의 월드컵 본선행이 좌절됐더라면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볼 뻔 했다"며 "월드컵 진출로 유발되는 소비 진작 효과까지 따질 경우 내수경기 회복에도 적지 않은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