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수에서 뽑은 성체 줄기세포를 이용한 난치병 치료에서 잇단 개가가 보고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9일 정부가 지원한 연구진이 뇌경색 버거씨병 등 혈관성 난치병 환자 74명을 성체 줄기세포로 임상치료한 결과,64명에서 증상이 호전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국내 대학병원과 바이오벤처를 중심으로 성체 줄기세포를 활용한 질병치료 연구가 활발한 가운데 정부가 지원한 대규모 임상도 성과를 내 향후 상용화 전망을 한층 밝게 하고 있다. 뇌신경계질환 유전체연구센터와 근골격계 바이오장기센터가 주축인 공동연구팀(가톨릭대 이권행 나형균 한창환 이일우 김지창 교수,전북대 강길선 교수)은 △뇌세포가 죽어 재생되지 않는 뇌경색 환자 5명 △말초혈관이 막히는 버거씨병 환자 23명 △넙적다리뼈 머리부분이 썩는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 환자 11명 △뼈가 부러진 뒤 잘 붙지 않는 골 불유합 환자 35명 등 모두 74명에게 자신의 골수에서 추출한 성체 줄기세포를 환부에 주입했다. 그 결과 뇌경색 환자 3명은 뇌혈류와 언어장해가 호전되는 등 치료효과가 나타났다. 또 줄기세포 치료를 받은 버거씨병 환자 지경태씨(58·대전)는 "다리가 차고 시려 제대로 걷지 못했는데 시술 후 7개월쯤 뒤부터 상태가 좋아져 지금은 걷는데 큰 불편이 없다"고 말했다. 가톨릭대 한창환 교수(대전성모병원 정형외과)는 "줄기세포 치료 후 암,감염,면역 거부반응 같은 부작용이 발견되지 않았고 치료성공으로 분류된 64명은 치료효과에 대한 종합평가 점수가 60점 이상으로 양호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연구결과를 놓고 난치병 환자들이 섣부른 희망을 갖는 것은 금물이란 지적이다. 이권행 가톨릭대 의대 교수는 "치료효과가 완벽한 것은 아니며 보편적 치료법으로 자리잡기까지는 보완적 연구가 추가로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그동안 줄기세포 치료법의 치료 효과나 안정성에 대한 의구심을 한결 덜어낼 수 있게 된 만큼 상용화를 앞당기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 파킨슨씨병 등 다른 질환과 타인의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로 연구범위를 확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 ------------------------------------------------ [ 용어풀이 ] ○성체줄기세포란=줄기세포는 크게 배아줄기세포와 성체줄기세포로 나뉜다. 황우석 교수가 연구하는 배아줄기세포는 수정란을 이용해 얻는 반면 성체줄기세포는 사람의 골수나 탯줄에서 추출한다. 성체줄기세포는 배아줄기세포에 비해 세포분화 및 생성작용이 떨어지지만 배아를 이용하지 않는만큼 윤리논쟁에서 비껴나 있고 비교적 얻기도 쉬워 이를 활용한 질병치료 연구가 활발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