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본이 한국 애니메이션과 영화에 처음으로 들어왔다. 이에 따라 한·중 합작 엔터테인먼트 사업이 새로운 국면을 맞을 전망이다. 동우애니메이션(대표 김영두)은 아시아 4개국의 합작 애니메이션 '접지전사'에 중국 국영업체인 상하이미디어그룹(SMG)과 민간 엔터테인먼트 업체인 PMI가 12억원씩의 투자금을 보내 왔다고 9일 밝혔다. 두 업체가 보내온 24억원은 총 제작비 60억원의 40%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에 앞서 쇼이스트(대표 김동주)가 지난 4월 개봉한 영화 '주먹이 운다'에도 중국 엔터테인먼트 업체인 중박전매유한공사가 7억원의 자금을 보내왔다. 중국은 그동안 한·중 합작 엔터테인먼트 사업에서 노동력과 로케이션 설비 등 현물로만 출자했을 뿐 현금 투자는 하지 않았다. 이들 두 건의 현금 투자는 해외 투자를 엄격하게 규제해 온 중국이 한국의 애니메이션 및 영화 콘텐츠 산업에 직접 투자해 수익을 나누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꾼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중국측은 국내 업체들과 동등한 조건으로 수익 지분을 나눠 갖는다. '접지전사'는 오는 12월 방송을 목표로 제작 중이며 진척도는 40% 정도다. 동우애니메이션 SBS프로덕션 강원정보영상진흥원 등 한국 업체가 총 제작비의 50%를 부담하고 중국측이 40%,홍콩 AI가 10%를 출자했다. 일본 WIZ사는 애니메이션 제작비와 별도로 이 작품의 캐릭터 완구 개발비 등에 투자했다. 대만 만화가 원작인 '접지전사'는 고대 접지(종이접기) 비법을 무기로 세계 정복을 꾀하는 사천왕 무리들과 여기에 맞서는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김영두 동우애니메이션 사장은 "앞으로 국내 문화 콘텐츠 사업에 대한 중국 자본의 직접투자가 증가할 전망"이라며 "이 경우 우리 문화 콘텐츠가 중국 시장에 진출하기도 쉬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