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외환위기 이후 장기간의 적자에서 벗어나 '건설 명가'로 부활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1998년 이후 실적이 급감해 2001년까지 적자를 면치 못했다. 그러나 2002년 191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흑자로 돌아선 뒤 2003년 785억원,지난해 1714억원으로 계속 이익 규모를 늘려왔다. 실적 개선 추세는 향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굿모닝신한증권은 현대증권의 올해 순이익이 2969억원으로 지난해보다 73.2% 늘어나고,내년 순이익은 3344억원으로 올해보다 19.2%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매출액도 지난해 4조6461억원에서 올해 4조3661억원,내년에는 4조9224억원으로 꾸준히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수익성 개선 추세는 눈부실 정도라는 것이 증권업계의 평가다. 굿모닝신한증권에 따르면 현대건설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지난해 21.1%에 달한데 이어 올해와 내년에는 24~28%대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건설업종 평균 ROE(15%)의 두 배에 육박한다는 얘기다. 실적 개선에 힘입어 주가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건설 주가는 지난 7일 2만5100원에 마감,올 들어 61.4%나 올랐다. 특히 이날 장중 한 때 2만5200원까지 치솟으며 52주(최근 1년)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현대건설 주가가 이처럼 급등한 것은 실적 개선 외에도 △3분기부터 건설경기 회복 기대감 △중동지역을 비롯한 해외수주 증가 △M&A(인수합병)를 통한 '주인찾기' 기대감 △업계 1위 프리미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현대건설 주가가 조만간 3만원을 넘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대증권은 지난 3월 말까지만 해도 현대건설에 대해 목표주가를 2만5000원으로 제시했지만,이달 들어서는 3만2000원으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황중권 현대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의 현재 주가수익비율(PER)은 올해 실적기준으로 8배 안팎에 그치고 있다"며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굿모닝신한증권도 현대건설에 대해 "국내 건설시장 1위로 건설경기가 회복될 경우 가장 큰 수혜가 예상되는 데다 국내 건설업체 가운데 해외수주 경쟁력이 가장 크다"고 밝혔다. 굿모닝신한은 이 같은 이유로 현대건설을 건설주 가운데 '톱픽'(최선호주)으로 꼽았다. 그동안 현대건설의 '아킬레스 건'으로 여겨졌던 11억2000만달러 규모의 이라크 미수금에 대한 불확실성도 사실상 해소된 상태다. 현대건설은 작년 4분기에만 1715억원의 대손상각비를 추가로 쌓으면서 대손적립률이 75% 수준으로 높아져 미수금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