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7일 이해찬 국무총리와 국무위원들을 출석시킨 가운데 나흘간의 대정부 질문에 들어갔다. 여야는 이날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최근 불거진 각종 의혹사건에 대통령 자문위원회와 정부부처가 연루된 것과 관련,한 목소리로 국정시스템 개선을 요구했다. 부동산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야당 의원들이 부동산 가격 급등 문제를 지적하자 이 총리는 "일부 지역의 문제"라고 반박, 팽팽하게 대립했다. ◆국정 난맥상 질타=열린우리당 양형일 의원은 "정부는 대통령 비서실과 자문위원회·정부부처 간 '매트릭스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그러나 매트릭스 구조가 잘못 작동되면 옥상옥과 같은 중첩구조와 혼선·의사결정 지체와 집행력 약화·책임전가 및 하부조직 방관 등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이근식 의원도 "각종 위원회의 필요성과 역할에 대해 제로베이스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며 "선택과 집중의 원칙에 따라 꼭 필요한 위원회가 아니면 과감하게 축소·통폐합하거나 일몰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나라당 유정복 의원은 "총체적 국정 난맥상을 타개하기 위해선 총리를 포함한 내각과 청와대를 전면 개편하는 인사를 단행해야 한다"며 "방만한 정부위원회를 대폭 축소정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같은 당 박형준 의원은 "현재 국정모델은 청와대가 군림하고 대통령 측근과 위원회가 중심이 되는 이른바 '청(靑)·측(側)·위(委)' 체제가 형성됐다"며 "기형적인 국정체제를 당·정·청의 정상적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가세했다. 이에 이해찬 국무총리는 "동북아시대위원회가 행담도 개발을 지원한 것은 고유업무에 벗어난 것으로 적절치 않은 행위였다"고 일부 잘못을 시인했다. ◆야,부동산 정책 놓고 이 총리와 설전=한나라당 의원들은 부동산 가격 폭등이 참여정부의 대표적인 정책실패 사례라고 공세를 폈다. 이에 이 총리는 "부동산 문제에 대해선 역대 어느 정부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했다"고 맞받았다. 박형준 의원은 "전국 땅값이 2년 새 500조원이 오르고,판교 분당 그 주변까지 폭등하는 상황인데 어떻게 땅값,집값이 안 올랐다고 하느냐"며 "이 총리가 보는 지표와 우리가 보는 지표가 다르냐"고 몰아세웠다. 유정복 의원도 "부동산 가격이 하루가 다르게 폭등하고 있는데 정부 인식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라고 공격했다. 이에 이 총리는 "강남 서초 등을 제외하고는 아파트 가격이 전혀 상승하지 않고 있다"면서 "일부 지역에서 이뤄지고 있는 부분을 확대해석하지 말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박해영·양준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