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의 불모지가 돼 버린 초대 교회의 자리에서 한국 교회가 다시 복음을 전하고 있으니 감격스럽습니까. 이제 이 교회는 소아시아 지역은 물론 중동 지역까지 복음을 전하는 선교센터가 될 것입니다."


지난 5일 오전 시리아에 인접한 터키 남단의 고도(古都) 안타키아 시내의 '안디옥 개신교회'.40여명의 신자들과 함께 이곳을 방문해 교회봉헌(창립) 5주년 기념 예배를 드린 서울 신사동 광림교회 김정석 담임목사(45)는 감회에 젖었다.


초대 교회 당시 로마 제국의 3대 도시 가운데 하나였던 안디옥(안타키아의 옛 이름)은 기독교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성지다.


예루살렘 교회가 핍박을 받으면서 흩어졌던 신자들이 이곳에 모여 교회를 형성했다.


이스라엘 밖에 세워진 첫 교회다.


사도 바울과 바나바를 선교사로 보내 세계 선교를 시작한 것도,기독교 신자들이 '그리스도인'이라는 명칭을 처음 사용한 것도 안디옥 교회였다고 성경은 전한다.


하지만 현재 안디옥은 이슬람 세상이다.


터키 국민의 99.8%가 무슬림(이슬람 신자)이기 때문.헌법상 종교의 자유가 보장돼 있지만 실생활에서는 그렇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기독교로 개종할 경우 가족이 반대하고 직장과 사회에선 '왕따'당한다.


물리적 위협도 뒤따른다.


안디옥 개신교회의 함혁상 선교사(34)는 "신분증에 종교란이 있어 기독교인은 취업도 어렵다"고 전한다.


이 때문에 이날 기념 예배에 참석한 신자들은 눈물을 글썽이며 안디옥 개신교회의 성장을 축복했다.


광림교회가 옛 프랑스 영사관 건물을 사들여 세운 안디옥 개신교회의 신자는 현지인 29명을 포함해 37명.안디옥 전체 개신교인 100여명의 40%에 가까운 수치다.


함 선교사는 "아직 교회 재정의 대부분을 외부 지원에 의존하고 있지만 올해 들어서는 십일조를 내는 현지인 신자가 한두 명 생겼다"고 말했다.


신자 대부분이 가난한 사람들이지만 금요일 저녁 성경공부 모임에 12명,화요일 기도회에 14명이 나올 만큼 열성적이라는 것.신변의 위협을 무릅쓰고 곧 세례를 받을 예정인 사람도 7명이나 된다.


김 목사는 "옛 시리아 영토였던 안디옥은 주민의 98%가 아랍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터키는 물론 아랍권 선교의 전초기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타키아(터키)=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