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인적자원부가 강력하게 추진해 온 의학전문대학원(메디컬스쿨)이 당분간 '반쪽'으로 운영되게 됐다. 지난 4일 마감된 '의.치의학 전문대학원' 추가 전환 신청 결과 강원대 제주대 충남대 전남대 등 4개 국립대만이 메디컬스쿨로 전환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들 4개 대학은 2008년부터 2009년 사이에 전문대학원 형태로 바꿀 예정이다. 이에 반해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주요 대학들은 기존 방침대로 전환을 거부했다. 이에 따라 의사 양성 코스는 '2년(예과)+4년(본과)'의 기존 의대와 '4년(학부)+4년(대학원)'의 메디컬스쿨이 당분간 공존하게 됐다. ○서울대와 주요 사립대는 의대 체제 유지=2009학년도까지 메디컬스쿨로 변신키로 한 의대는 모두 14개대. 전체 41개 의대 중 34%에 불과하다. 국립대는 서울대를 제외하고 대부분 전문대학원 체제로 바꾼 반면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 아주대 중앙대 한양대 등 주요 사립대는 현행 체제를 유지하게 됐다. 치의과대학은 11개 중 55%인 6개가 전환신청을 한 상태다. 이는 올해까지 대부분의 의치대를 의치학전문대학원으로 끌어들이겠다는 당초 교육부 목표와 비교하면 초라하기 짝이 없는 성적이다. 교육부가 메디컬스쿨로의 전환을 '두뇌한국(BK)21 사업' 및 법학전문대학원 전환과 연계하겠다고 '압박'했지만 주요 대학들은 '신판 연좌제'라며 전환 거부 의사를 고수했다. ○중위권 의대는 표정관리 중=일찌감치 메디컬스쿨 제도를 도입한 건국대 가천의대 등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학부를 졸업한 고급 인재들의 지원이 줄을 잇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처음 치러진 의치학전문대학원 전형에서 이들 3개 대학 출신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58%에 달했다. 의치학전문대학원 입시기관인 PMS가 지난해 합격자 340명 중 318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서울대 출신이 37%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연대세와 고려대가 각각 11%,10%로 뒤를 이었다. 또 다른 의치학전문대학원 입시기관인 서울메디컬스쿨 임응진 원장은 "특정 대학의 의학전문대학원이 아니면 가지 않겠다는 학생은 찾아보기 힘들다"며 "대학 브랜드가 낮아 의대 학부 커트라인도 상대적으로 낮았던 대학 중 일찍 의치학전문대학원으로 전환한 대학들이 수혜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어떻게 대비해야 하나=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이 의치학전문대학원 전환을 거부함에 따라 주요 상위권 대학 의대의 학부 커트라인은 더 올라갈 것이라는 게 교육계의 공통된 분석이다. 교육부가 로스쿨,BK21 2단계 사업 등을 무기로 주요 대학들에 대한 압박의 수위를 높일 경우 상위권 대학도 의학전문대학원 전환을 택할 가능성이 있는데,그 전에 상위권 의대 학부에 입학해야 학벌과 의사 자격증을 동시에 거머쥘 수 있다고 생각하는 수험생이 많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대학수학능력시험과 논술 등의 성적이 전국 상위 0.1% 이내라면 주요 대학의 의대 학부 진학을 노려볼 만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생물학과 등 의치학전문대학원에 대비하기 좋은 학과를 고르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