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일기'라는 인터넷 칼럼으로 노무현 대통령의 심정을 우회적으로 전달해 온 윤태영 청와대 제1부속실장이 5일 열한 번째의 글을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렸다. 이번 글은 대통령의 하루 일과를 소개하는 내용이다. 윤 실장은 지난달 초 어느날 언론보도를 접한 노 대통령의 모습을 전했다. 사법개혁추진,검·경 수사권 갈등,교원평가제,고1의 시위 등 갈등 관련 보도가 이어질 때였다. "정치는 물과 같다. 일직선으로 가는 강을 아직 못 보았다. 갈 지자로 바다를 향해 간다. 정치는 강의 흐름과 같다." 실세 총리가 대통령 '측근'과 맞붙고,여당 일각이 청와대를 맹공격하는 상황에서 윤 실장은 노 대통령의 지론인 이 말을 다시 꺼낸 것이다. 그러면서 "분노 때문에 정치를 시작했지만 대통령이 된 지금 나에게 주어진 어려운 과제는 한국사회에 있는 '증오와 분노'를 해소하는 것"이라는 마음도 대신 전했다. 여권내부 갈등,야권의 비판에 침묵하는 노 대통령 입장을 설명한 셈이다. 윤 실장은 노 대통령이 스스로 개발한 요가(스트레칭)를 매일 40~50분간 하는 것으로 일과를 시작한다고 전했다. 해외순방 때도 예외 없이 이 운동을 한다는 설명이다. 그 당시에는 장관 후보감 등에 대한 면접으로 조찬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별로 없었다. 오전에는 대개 회의가 많고,11시30분부터는 국내 언론보도에 대한 분석보고를 읽는다. 외국 순방 중에도 국내 언론분석보고서를 빼놓지 않고 읽은 뒤 노 대통령은 지시나 의견을 보고서 빈칸에 직접 쓴다. '자세히 확인해서 보고 바람.''이게 무슨 뜻이지요.'등등. 오찬은 월요일 총리,화요일 팀장 장관 등과 하는 경우가 많으며 잠시 휴식 후 회의,보고받기,결재가 이어진다. 만찬은 가급적 9시 전에 끝나고 9시 뉴스도 빼놓지 않고 본다. 허원순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