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갈등, 관객외면 등으로 해마다 뒤뚱거렸던 광주 국제영화제가 조직위원장과 수석 프로그래머의 사의표명으로 또 한번 파행을 맞게됐다. 3일 광주 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박흥석 조직위원장과 정재형 수석 프로그래머가 지난달 20일과 31일 잇따라 사직서를 제출했다. 예산집행을 미루고 있는 광주시에 대한 불만이 터진 것이다. 오는 8월 26일부터 10일간 열리는 이번 영화제는 시비 6억5천만원과 국비 5억원, 자비와 협찬금 4억5천만원 등 모두 16억원으로 치러진다. 그러나 조직위측은 광주시가 개막이 3개월도 남지 않은 시점에 5천만원 밖에 지원하지 않아 직원들의 인건비조차 제대로 주지 못할 형편이라고 호소하고 있다. 실제 상근 직원의 월급이 3개월 이상 밀리고 서울사무국의 경우 전기와 물이 끊기기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사무실 운영비에 대한 지원 규정은 애초에 없다"며 "이사회를 제대로 꾸리는 등 기본적인 것부터 갖춘 뒤에 지원을 요청하는 것이 순서"라고 맞섰다. 영화제 이사회는 지난해 8월 정환담 전 이사장이 1년 임기를 채워 물러난 뒤 아직까지 새 이사장 선출을 미루고 있다. 이사회는 다음주 중 회의를 열어 박 위원장과 정 프로그래머의 사직서 수리 여부, 이사장 선출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도 지난해 말 김홍준 당시 집행위원장의 해촉으로 빚어진 부천시와 영화계의 갈등으로 기존 영화제와 김 전 위원장이 이끄는 리얼판타스틱영화제가 부천과 서울에서 별도로 열리는 결과를 낳았다. (광주=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sangwon7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