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여년 된 전북도청 청사 곳곳에서 전북의 역사를 입증하는 진귀한 사료들이 쏟아져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오는 7월1일 효자동 신청사 개통을 앞두고 현 청사에서 이주작업이 한창인 3일 도청 창고 구석구석에 파묻혀 있던 오래된 희귀자료와 물건들이 50여년만에 먼지를 훌훌 털고 빛을 보고 있다. 이사 준비를 위해 물건을 끄집어 내는 과정에서 무심코 방치됐던 오래된 사진과 금고 등이 발견되면서 전북의 과거를 음미할 수 있는 전시물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홍보자료실로 쓰이는 도의회 건물 뒤 임시건물에서는 2일 `(東洋拓殖株式會社(동양척식주식회사)'라는 한자 글귀가 선명하게 새겨진 초대형 금고가 공개됐다. 1920년대 초 일본의 금고제작 회사인 아사히킨코(旭金庫)사가 제작한 이 금고는 전면이 검은색으로 칠해졌으며 높이 206㎝, 넓이 124㎝, 폭 91㎝의 규모로 설계됐다. 강철로 제작된 이 금고는 내부가 습기에 강한 오동나무로 제작됐으며 도청의 오래된 필름과 사진을 보관하던 용도로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금고에서는 그동안 일반에 공개되지 않았던 진귀한 사진들이 다수 발견됐다. 1958년 10월에 촬영된 `제1차 노년회 금산군대회´행사사진이 발견됐는데 당시 이하영 전북지사가 금산군을 초도순시, 행사장에서 찍은 것으로 금산군이 4년뒤인 1962년 충남으로 편입되는 바람에 빛바랜 사진으로 남았다. 또 1957년 섬진강댐 공사중 댐 바로 위에서 정부 관계자와 도청 직원들이 함께 찍은 사진과 1959년 제9대 박정근 지사의 부안군청 초도 순시 사진도 나와 당시의 어렴풋한 향수를 전해주고 있다. 도 관계자는 "신청사로 이사하기 위해 각 실과 부속 창고를 뒤지다 보니 보기 드문 자료들이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면서 "이를 한데 모아 신청사로 옮겨가느냐 아니면 박물관에 넘길 것인지를 검토해 봐야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 중앙동 도청사 건물은 1921년에 지어졌으나 지난 51년 6.25전쟁당시 소실돼 다시 55년에 재건축했다. (전주=연합뉴스) 임 청 기자 lc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