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는 '안개 장세'를 반영하듯 데드크로스가 발생한 지 불과 2주 만에 다시 골든크로스가 만들어지는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났다. 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단기 수급을 반영하는 20일 이동평균선이 '경기선'으로 불리는 120일선 아래로 추락하며 데드크로스가 발생한 지 불과 2주 만인 30일 골든크로스가 출현했다. 지금까지는 20일과 120일선 간 데드크로스가 발생하면 예외 없이 수개월 이상 큰 폭의 조정을 받았다. 특히 지수 1000포인트 돌파를 전후한 시점에서 나타난 데드크로스는 예외 없이 장기 조정 국면으로 이어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따라서 이번 데드크로스 발생 2주 만의 골든크로스는 국내 증시에서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같은 혼란스러운 신호는 경기 전망이 회복과 침체 사이에서 엇갈리고 있는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경일 미래에셋증권 연구위원은 "회복세를 보이던 경기가 다시 침체 조짐을 보이는 등 오리무중인 점을 반영해 증시도 엇갈린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주가의 절대 수준이 낮은 데다 적립식 펀드로의 자금 유입을 비롯해 증시 수급이 지속적으로 강해지고 있는 점도 데드크로스의 악영향을 최소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 연구위원은 "기관 매수세 유입으로 수급 개선이 가시화하고 있는 점이 데드크로스의 위력을 반감시키고 있다"며 "향후 경기가 방향을 잡을 때까지 주가는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