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뭘 먹을까] 빙과업계 '하늘이 영업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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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과업계는 하늘이 영업상무.'
여름철이 성수기인 빙과 업계의 최대 변수는 날씨다.
6~8월 매출이 그해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날씨의 영향력은 엄청나다.
제품과 광고 컨셉트가 아무리 좋다해도 연일 장마가 계속된다면 그해 장사는 엉망이 되고 만다.
주말마다 비가 왔던 지난 99년과 장마에 시달렸던 2002년 매출이 급감했던 것도 바로 날씨 탓이다.
비만 적게 온다고 꼭 좋은 것은 아니다.
빙과류의 경우 섭씨 25~32도 사이에서는 온도와 매출이 비례 관계를 보인다.
그러나 32도를 넘어서면 오히려 매출이 준다고 한다.
너무 더울 경우 아이스크림보다는 청량음료를 더 찾기 때문이다.
또 매출 최적 온도 내에서도 제품별로 편차가 나타난다.
섭씨 25도 이하에서는 콘,25~30도에서는 바 제품,30도 이상에서는 튜브(펜슬)형 제품이 잘 팔린다고 한다.
비수기나 덥지 않은 날엔 유지방이 들어간 아이스크림류가 호조를 보인다.
더울 때는 청량감을 얻기 위해 빙과를 구매하고 그다지 덥지 않을 땐 맛 위주의 제품을 선택한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업종 특성이 이렇다보니 빙과 업계 마케팅 담당자들은 나름대로 기상예측 노하우를 터득하고 있다.
롯데제과의 경우 일본 기상청 자료를 주로 참고한다.
최근 기상 데이터를 과거 10년치와 비교해 기상 흐름이 가장 비슷한 해의 자료를 기본 자료로 삼는다.
해태제과는 외부 예측자료와 내부 데이터베이스를 섞어 날씨를 점친다.
빙그레는 해외 기상정보에 많이 의존한다.
매년 3~4월 사이에 여름날씨를 예측한 자료를 토대로 생산·판매·유통 전략을 수립한다.
예를 들어 날씨가 상당히 더울 것으로 예상되면 비수기에 제품을 최대한 비축해두는 식이다.
이처럼 온갖 과학적 방법을 동원하지만 기대에 못미치는 경우가 왕왕 있다.
특히 엘니뇨 현상은 기상 예측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또 그해 전반적인 여름 날씨 예측보다 더 중요한 것은 주말 날씨 상황이다.
아이스크림이나 음료의 경우 야외 활동이 많은 주말 매출이 절대적이어서 평일 날씨가 좋다가도 주말에 비가 오면 매출 신장에는 큰 도움되지 않는다.
여름 주말에 8주 연속 비가 내렸던 99년의 악몽이 아직도 회자되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올해의 경우 '100년 만의 무더위'가 논란이 돼 혼선을 빚었다.
업계에서는 그러나 최근 30도가 넘는 무더위를 보이자 올 여름 영업에 기대를 걸고 있는 눈치다.
업계 관계자는 "엘니뇨 현상 등으로 정확한 기상 예측을 할 수 있어 일반적으로 더운 날씨가 될 것을 전제하고 생산에 임하고 있다"며 "그러나 에어컨 보급이 일반화 돼 있어 과거보다 날씨의 영향력은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