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달 섬유 수출관세 폐지 .. 美.EU 압박에 정면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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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30일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의 수입규제 압력에 대응,다음 달부터 섬유제품 수출관세를 전격 폐지키로 했다.
이는 중국이 수출관세 부과를 통해 섬유제품 수출을 자진 축소하려 했던 종전 자세와는 정반대 되는 행보로 앞으로 중국과 미국·EU 간 통상 마찰이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중국 재정부는 올해부터 수출관세를 부과하고 있는 148종의 섬유제품 중 80종에 대해 6월1일부터 수출관세를 폐지키로 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이와 함께 6월부터 시행키로 했던 74종의 섬유제품 수출관세 인상 및 아마 면사에 대한 수출관세 부과 계획도 철회했다.
중국이 수출관세를 폐지키로 한 섬유제품에는 미국과 EU가 수입쿼터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면 셔츠 등 9종의 제품이 포함돼 있다.
중국 정부의 강공 선회는 수입쿼터와 함께 수출관세가 부과되면 고용효과가 큰 섬유업체들이 이중으로 타격을 받게 돼 실업난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보시라이 중국 상무부장(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섬유업체들에 이중으로 규제를 할 수 없어 수출관세 인상 계획을 철회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이번 조치가 6월2일로 예정된 카를로스 구티에레스 미국 상무장관의 중국 방문을 사흘 앞두고 나왔다는 점을 들어 협상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포석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보 부장도 "중국 업계가 요구하고 있는 무역 보복조치를 꼭 취하하겠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밝혀 협상의 여지를 남겨 놓았다.
중국 상무부는 미국과 EU가 9종의 섬유제품에 수입쿼터를 부과할 경우 수출이 23억 달러 감소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