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코타(흙으로 빚어 구워낸 조각) 작업을 고수해온 여성작가 한애규씨(52)가 6월1일부터 서울 관훈동 인사아트센터에서 개인전을 갖는다. 인물과 동물의 형상을 단순화한 '침묵'과 '꿈' 연작 60여점을 선보인다. 한씨는 여성성과 모성에 대한 이야기를 한결같이 테라코타 작업으로 풀어온 작가다. 이번 신작들은 인물과 동물의 형상을 이전과 달리 훨씬 단순화해 마치 커다란 돌덩이처럼 다뤘다. 오랜 세월 대지에 놓여 있어 마모된 듯 부드러우면서도 투박하고 소박한 비석 같은 모습으로 옛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대자연과 어머니,모성애를 연상시키면서도 이전 작업보다 한결 은유적인 방식으로 여성성을 표현하고 있다. 한씨는 '침묵' 시리즈에 대해 "거대한 돌덩이에서 작은 돌멩이 하나까지 그들은 침묵할 뿐이며 우리더러 그냥 앉아 쉬라고 한다"고 말한다. 미발표작인 꿈' 시리즈는 작가가 2001년에 제작한 것으로 무한한 상상력의 원천인 꿈을 소재로 한 부조 작품으로 제1특별전시장에 전시된다. 한씨는 민중미술이 위력을 발휘하던 1980년대 억압된 여성의 해방,여성의 주체적인 자각 의지를 여성의 모습을 통해 담아냈는데 생산과 풍요를 의미하듯 풍만한 몸짓과 과장 변형된 형태로 빚어냈다. 13일까지.(02)736-1020 이성구 미술전문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