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브가 되려면 정부가 정책을 유연하게 바꿀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경쟁국이 먼저 바꿔 버리거든요.


정책이 유연해야 외국 자본과 기업을 끌어들일 수 있습니다."


취항 기념 행사 참석차 방한한 셰이크 아흐메드 에미레이트그룹 회장(57·사진)은 26일 기자와 만나 두바이가 중동을 넘어 세계의 허브로 발돋움하고 있는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아흐메드 회장은 에미레이트항공,공항 지상조업 업체 드나타,중동 최대 여행사 아라비안 어드벤처 등을 거느린 두바이 3대 그룹인 에미레이트그룹 총수이자 두바이 민간항공국 총재다.


두바이 왕인 셰이크 막툼과 두바이 개발을 총 지휘하고 있는 실권자인 셰이크 모하메드의 막내 숙부이기도 하다.


그는 물류 쇼핑 관광 금융 허브가 되기 위한 두바이의 변화는 앞으로도 놀라울 정도로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190억달러를 투입해 기존 공항을 증축하고 40km 떨어진 제벨알리 지역에는 활주로 6개를 갖춘 제2공항도 짓고 있습니다.


공항 신증축이 완료되면 연간 1억5000만명이 이용할 수 있습니다."


올해 두바이 공항 이용객은 2500만명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인천공항(연간 이용객 3000만명) 규모에 미치지 못하지만 향후 5년 내 공항 규모가 지금의 여섯 배 가까이 커진다는 얘기다.


세계 최고층 빌딩과 바다를 메워 건설하는 팜 아일랜드도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세계적인 허브 도시로 성장 중인 두바이의 성공 요인을 묻는 질문에는 "리더십도 필요하지만 정부와 민간이 협력하는 팀워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두바이에서는 국가를 위한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면 모든 구성원이 달려들어 이뤄내고야 만다"고 답했다.


그는 "중동에는 아직도 건설이나 플랜트 부문에서 한국 기업들이 할 일이 많다"면서 "특히 10년 전만 해도 전자제품 하면 대부분 소니와 일본을 떠올렸는데 이제는 LG와 삼성을 생각할 정도로 인식이 확 달라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25일 방한한 아흐메드 회장은 이날 오후 이해찬 국무총리를 예방,양국의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저녁에는 밀레니엄 힐튼호텔에서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 등 500여명을 초청,대규모 기업 설명회도 개최했다.


아흐메드 회장은 이달 초 취항한 인천∼두바이 직항 노선의 탑승률이 55% 수준으로 초기 실적으로는 대단히 만족스러운 편이라고 밝혔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