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상 앞서는 수원 삼성이 탈락하고 K리그 대표로 8강에 진출한 셈이 돼 부담은 크지만 불가능은 없습니다." 스코틀랜드 출신 이안 포터필드 감독이 이끄는 프로축구 부산 아이파크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외로운 분전을 펼치게 돼 팬들의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사실 올 시즌 스타급을 대거 영입한 '레알' 수원이 아시아 클럽축구 왕좌에 오른 뒤 올 연말 일본에서 열리는 '별들의 전쟁' 월드클럽챔피언십에 진출하리라는 게 대다수 팬들의 예상이었다. 그러나 수원은 부상과 방심, 불운 등 악재가 겹치면서 25일 중국 원정에서 충격의 패배를 당해 아시아 클럽무대 정복의 꿈을 접고 말았다. 따라서 부산이 수원의 몫까지 해주기를 바라는 팬들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챔피언스리그 8강 조 추첨은 다음달 15일 열릴 예정. 현재 8강은 부산을 비롯해 파스(이란), 알 아인(아랍에미리트연합), 알 사드(카타르), 알 알리(사우디아라비아), 선전 젠리바오(중국), 산둥 루넹(중국), 전 대회 우승팀 알 이티하드(사우디아라비아)로 압축됐다. 조 추첨은 동아시아와 중동 팀이 맞대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부산은 중동 5개팀 중 한팀을 상대할 가능성이 높다. 포터필드 감독은 곧바로 중동팀 분석에 들어가 오는 9월부터 열리는 8강 토너먼트에 대비한다는 전략이다. 부산은 2000년 현대산업개발이 구단을 인수하기 전인 86년과 87년 아시아클럽선수권과 아시아.아프리카 클럽챔피언전에서 우승한 바 있다. 하지만 그 이후로는 아시아 클럽축구와 인연을 맺지 못해 올해가 18년 만의 정상 도전인 셈이다. 첼시 사령탑(88-93년)과 잠비아, 짐바브웨, 오만, 트리니다드토바고 대표팀을 맡았던 포터필드 감독은 컵대회를 일찌감치 포기하고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 매달려 왔다. 김판곤 코치는 "선수 보강 계획을 갖고 있다. 올해 최대 목표는 당연히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우승이다. 당분간은 정규리그 전반기에 초점을 맞추겠지만 후반기에는 챔피언스리그에 올인한다는 전략"이라며 "수원과 동반 진출했으면 했는데 탈락한 이상 부담은 크지만 K리그 대표로서 자긍심을 갖고 임하겠다"고 말했다. 펠릭스, 뽀뽀 등 용병에다 이정효, 도화성 등 기존 멤버들, '흑상어' 박성배 등 이적생이 팀 워크를 맞춰 아시아 무대에서 전승 무실점 예선통과로 '소리없이 강한' 팀의 면모를 보여준 부산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옥 철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