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관중의 폭발적인 증가로 제2의 증흥기를 맡고 있는 프로축구에서 서포터스.관중.선수 사이에서 불협화음이 발생, 개선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관중 증가에 따른 안전요원의 수와 질에서 문제점이 드러나 대책을 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일 부천 SK와 포항 스틸러스의 삼성 하우젠컵 2005 경기에서 부천 서포터스와 포항 관중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져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발단은 용병 산토스(포항)의 논란의 소지가 있었던 행동 때문. 부천 서포터스 측은 서포터스 야유에 흥분한 산토스가 물을 마시는척 하면서 물을 서포터스 쪽에 뿌렸다고 주장했고, 이를 비디오로 판독한 프로축구연맹측은 "물을 마시며 서포터스 쪽으로 몸을 향했을 뿐 물을 뿌린 적이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 부분에 있어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지만 문제는 그 다음. 산토스의 행동을 발화점으로 포항 관중들과 부천 서포터스 간에 '물통'이 오고가는 충돌이 발생했고 경기 후에도 부천 서포터스 버스가 한동안 출발하지 못하는 등 양측의 감정이 격화되기 시작한 것. 결국 경찰과 포항 구단 관계자들이 나서 발등의 불을 끄는데는 성공했지만 현재까지 앙금이 남아있는 상태다. 물론 양측의 비이성적인 행동으로 불거진 하나의 해프닝에 불과할 수도 있지만 문제는 이런 소요사태를 막기에 근본적인 인프라, 즉 안전요원이 턱없이 부족했다는 사실. 약 1만8천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포항전용구장에 이날 모두 26명의 안전요원이 배치됐다. 이 중 3~4명만이 전문적으로 안전 교육을 받은 업체 소속이고 나머지는 일용직이었다. '수'도 적은데 그 '질'마저 떨어지는 셈이었다. 통상 A매치 같은 빅 게임에서는 안전 요원 500여명, 경찰 약 300여명 등 모두 800여명이 나서 만약의 사태에 철저히 대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나 프로축구는 30-40여명 수준의 안전요원이 배치되고 있는 상황이다. 황인국 포항사무국장은 "관중들의 안전에 만반의 신경을 쓰고 있고, 안전 요원들에게 친절 교육을 하는 등 많은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수익사업을 하는 단체이기에 마냥 안전 요원들을 증가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김진형 프로축구연맹 경기기획과장도 "국내 프로리그에서 안전 요원을 몇 명으로 하라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은 없다. 잉글랜드 같은 곳도 그런 지침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홈구장이 알아서 해야할 문제"라고 설명했다. 연맹과 구단사이에 무관심 속에 '관중의 안전'은 사각지대로 내몰리고 있는 셈이다. 역대 5번째로 최단기간 100만 관중을 동원해 축구 붐이 다시 일고 있는 현 시점에서 "응원하러 가기에 가끔 두려움을 느낀다"는 한 팬의 호소를 귀담아 들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송광호기자 buff2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