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시장의 오름세에 거침이 없다.
이달 들어 주가가 못 오른 날은 나흘밖에 없다.
거래대금이 2년만에 거래소를 추월할 만큼 투자열기도 뜨겁다.
우량주를 고집하는 외국인도 코스닥 종목을 연일 사들이고 있다.
마치 증시의 중심축이 거래소에서 코스닥으로 옮겨간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다.
25일만 해도 거래소 종합주가지수가 10포인트 이상 하락했지만 코스닥지수는 상승세로 마감했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코스닥지수의 오름세가 이어질 것인가에 쏠린다.
저항선으로 꼽히는 460선을 뚫을지가 주목거리다.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정보기술(IT) 경기 회복세,나스닥 강세,외국인 기관 동반 매수세 등 다양한 호재가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어 상승 추세가 쉽게 꺾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그러나 시장의 변동성이 심한 데다 단기 급등에 대한 부담이 높아지고 있어 저항선을 쉽게 뚫지 못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코스닥,왜 오르나
25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시장은 최근 11일간 6.54% 올랐다.
특히 최근에는 거래소시장으로부터 '독립'해 독자적인 오름세를 보인 게 주목을 끈다.
거래소시장이 횡보를 하든 말든 강한 오름세를 보이는 집중력을 발휘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예상치 못한 코스닥 돌풍에 대해 일단 외국인 매수세에 따른 수급 안정을 이유로 들고 있다.
외국인들은 지난 두 달간 코스닥시장에서 3229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같은 기간 거래소에서는 6556억원어치를 팔았다.
최근 두 달여간 주요 기술주의 낙폭이 컸다는 점도 매력 요인이다.
코스닥시장의 주요 기업들이 지난 1분기에 좋지 않은 실적을 기록하며 주가가 하락했지만,오히려 이것이 저가에 매수할 수 있는 기회로 부각됐다고 지적한다.
틈새시장으로서의 역할도 부각되고 있다.
거래소시장이 950선에서 가격 부담과 주도주 부재로 횡보를 거듭하는 반면 코스닥시장의 개별 종목들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여기에 '황우석 효과'까지 힘을 더했다. 줄기세포 테마주들이 급등세를 보이면서 테마주 순환매를 이끌고 있다.
◆어디까지 갈까
코스닥시장의 향후 전망은 엇갈린다.
일부 전문가들은 60일 이동평균선이 걸쳐 있는 460선을 돌파한다면 500선까지 오를 것이라는 낙관적인 의견을 내놓기도 한다.
함성식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SKT와
삼성전자가 대규모 설비투자 계획을 밝히는 등 IT주의 펀더멘털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며 "수급 측면에서도 외국인과 기관이 주도한다는 점에서 개인 투자자 위주였던 올해 초 랠리보다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단기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신중론도 만만찮다.
무엇보다 460선에 가장 많은 매물이 몰려 있는 점이 부담이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460~480선에 전체 코스닥 유통 주식의 4분의 1가량이 매물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코스닥지수는 459선까지 치솟았다가 치열한 매매 공방을 벌인 후 결국 강보합인 453.17로 장을 마쳤다.
최근 거래대금과 거래량 증가가 테마주의 단기 매매에 의해 이뤄졌다는 점도 부담이다.
신동민 대우증권 연구원과 이영곤 한화증권 연구원 등도 470선 안팎에서 1차적인 조정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