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숨어서 신학교를 시작했습니다. 그때는 충북 배론에 있는 아주 조그만 집에서 신부 교육을 했어요. 그 학교가 뿌리가 되어 150년 동안 이처럼 훌륭하게 가지를 뻗고 열매를 맺었다니 정말 놀랍습니다."


25일 명동성당에서 열린 가톨릭대학교(총장 임병헌 신부) 개교 150주년 기념식에서 학교로부터 감사패를 받은 파리외방전교회 원장 장 미셸 퀴니 신부(75)는 감격스레 이렇게 말했다.


가톨릭대는 이 땅에 천주교를 처음 전파한 파리외방전교회가 1855년 조선에 파견한 메스트르 신부가 세운 성요셉신학교에 뿌리를 두고 있다.


파리외방전교회는 1658년 설립돼 1831년 조선에 진출했다.


이 선교회의 기본 정신은 각 지역에서 그 지역 출신 사제를 만들라는 것과 그 나라의 문화를 존중하고 풍습을 받아들이라는 것.1846~1866년 조선에 파견된 15명의 신부들이 배론에 첫 신학교를 세우고 말레이시아 페낭으로 신학생 3명을 유학보낸 것도 이런 까닭에서다.


지금까지 이 땅에 파견한 파리외방전교회 회원은 170명가량.이들 중 일부는 조선땅을 미처 밟지도 못하고 도중에 죽었고 전교 과정에서 순교한 사람도 25명이나 된다.


1956년 한국에 와서 7년간 살았던 퀴니 신부는 "파리외방전교회가 처음 한국에 천주교를 들여왔지만 지금은 한국 신부님들이 프랑스 교회를 위해 많은 역할을 해주고 있다"며 "두 나라 교회는 앞으로도 서로 돕고 협력하고 배울 일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