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파트너로서 부끄럽지 않은 경기를 펼치겠다."(수원 삼성 차범근 감독) "시차적응이 힘들지만 최고의 경기를 보여주겠다."(첼시 조제 무리뉴 감독)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챔피언' 첼시 FC의 조제 무리뉴 감독과 한국 K리그의 '자존심' 수원 삼성의 차범근 감독이 2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질 '애니콜 초청 첼시FC-수원 삼성 친선경기'를 앞두고 19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 자리에서 첫 만남을 가졌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차 감독은 "첼시는 세계에세 가장 주목받는 팀으로 빠르고 힘차고 현대축구에 가장 이상적인 플레이를 선보이고 있다"며 "팀전력면에서 비교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솔직히 부담스럽다"고 속내를 밝혔다. 차 감독은 "첼시의 좋은 파트너로서 좋은 경기를 펼쳐야하는 만큼 한국에는 K리그가 있다는 인상을 가지고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무리뉴 감독은 "프리미어리그를 끝낸 뒤 부상선수들이 속출해 어쩔 수 없이 주요 선수들을 제외하고 한국에 왔다"며 "경기의 질(質)이 중요한 만큼 실망스럽지 않은 경기를 펼치겠다"고 화답했다. 양 감독 모두 친선전을 앞두고 치열한 승부욕보다는 깨끗한 경기와 팬들의 볼거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지만 이번 경기의 결과에 대한 부담은 차 감독이 더 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김남일과 송종국 등 주전 미드필더진이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최상의 전력을 꾸리지 못하는 부담감에서다. 차 감독은 "경기를 준비하는 감독의 마음은 무겁다"며 "비록 첼시의 주전 선수들이 많이 빠졌다고는 하지만 이런 친선전에선 비주전 선수들이 더 무서운 법"이라고 경계했다. 첼시같은 구단에서 주전과 비주전의 실력차는 종이 한 장과 같다는 것. 이 때문에 차 감독은 "좋은 파트너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수원 구단도 국제적으로 더 성장하기 위해서 이번 기회를 통해 선수들의 그릇을 넓힐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882년 영국 해군 군함 '플라잉 피시'호가 인천 제물포항에 입항해 연안 부두에서 축구공을 차면서 한국에 근대축구를 보급한 지 어느덧 123년. 프리미어리그 팀으로는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한 첼시를 상대로 '차붐축구'가 K리그의 자존심을 살려줄 수 있을 지 축구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