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대표주인 삼성전자를 11일째 순매수하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1일 연속 순매수는 지난 2003년 6월 이후 최장 기록이다. 시장에서는 외국인의 삼성전자 순매수 행진을 정보기술(IT) 경기 호전 기대감에 따른 선취매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외국인이 지난 3월 이후 늘려온 공매도의 손실폭을 줄이기 위해 재매수에 나서는 이른바 '숏커버링'이라는 분석도 나와 흥미를 끌고 있다. 박경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17일 외국인의 최근 삼성전자 순매수는 IT경기 전환 가능성에 베팅한 것일 수도 있지만 공매도에 대한 숏커버링 전략도 상당부분 포함돼 있다고 분석했다. 숏커버링이란 지수가 하락할 것을 예상해 주식을 빌려 팔았던 투자자들이 예상과 달리 지수가 상승하자 빌린 주식을 되갚기 위해 주식을 재매입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 통해 손실폭을 줄일 수 있다. 박 연구원은 지난 3월 이후 4월 말까지 삼성전자 대차거래(주가 하락을 예상해 주식을 빌려 파는 것) 잔액이 30%가량 증가한 반면 외국인 지분율은 줄곧 감소한 것을 감안할 때 이 기간 외국인의 공매도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5월 들어 예상과 달리 주가가 반등하자 손실을 줄이기 위해 공매도 물량을 거둬들이면서 매수세를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연구원은 따라서 "외국인의 숏커버링 물량은 삼성전자 주가가 지난 3월 말 고점인 50만원선에 다다를 때까지 추가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그러나 "최근 매수세로 유입된 물량은 외국인의 시각이 보수적으로 전환할 경우 다시 매물로 나올 수 있다"며 최근 외국인 매수세에 대한 지나친 낙관을 경계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