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위기설로 휘청거린 한 주였다. 쓰레기 채권으로 전락한 GM과 포드의 주식 및 채권을 과다 보유한 펀드가 지난 4월 큰 손실을 낸 것으로 알려지면서 투자자들을 불안에 떨게 만들었다. 다행스럽게 주 후반 델 컴퓨터같은 기술주가 상승세로 마감,나스닥은 살아났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이었던 13일 다우는 10,140.12로 49.36포인트 떨어진 반면 나스닥은 1976.78로 12.90포인트 상승했다. 주간 단위로도 다우가 2% 하락했지만 나스닥은 0.5% 올랐다. 투자자들은 에너지 및 원자재 주식에서 기술주로 이동하는 모습을 보였다. 달러 강세와 국제유가 하락이 큰 원인이었다. 이날도 국제유가는 배럴당 48.67달러로 50달러 이하에 머물렀다. 유가 안정으로 에너지 주식은 타격을 봤다. 엑슨 모빌 주식은 2%나 떨어졌다. 세계 최대 알루미늄 회사인 알코아도 3%나 하락했다. 밀러 타박 앤드 컴퍼니의 주식 전략가인 피터 부크바르는 "투자자들은 어느 정도 이익을 실현한 기초 소재나 원자재 주식을 팔고 기술주로 바꿔타고 있다"며 "기술주 외엔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했다"고 말했다. 기술주 상승은 델이 주도했다. 매출이 늘어날 것이라는 발표에 투자자들이 고무됐다. 주가 상승률은 7.4%. 그덕에 나스닥이 상승세를 보인 것이다. 이번주에는 인플레 동향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미국 경기가 소프트패치(경기확장국면 속의 일시적 부진)에 빠졌는지의 여부에 관한 논쟁은 지난 4월 끝났다. 지금은 인플레 우려에 쏠려있다. 18일에 발표되는 4월 소비자물가가 그 단초를 제공해 줄 것이다. 지난 3월 물가는 에너지 가격이 급등, 0.6%나 올랐다. 전문가들은 3월보다는 인플레 압력이 줄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4월 상승률은 0.4%로 추정되고 있다. 추정과 달리 3월과 같은 상승세가 이어진다면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금리 인상 보폭을 넓힐지 모른다. 현재의 0.25%포인트에서 0.5%포인트로 늘릴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다시 안정된 수준으로 돌아갈 경우 최소한 올 한해는 0.25%포인트 인상 속도를 그대로 유지할 전망이다. 이에 앞서 17일 장이 열리기 전인 오전 8시30분 4월 도매물가가 발표된다. 3월의 상승률 0.7%보다 낮은 0.4%로 추정되고 있다. 4월 신규주택착공건수 및 산업생산 지수도 예정돼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인플레 등 일반 경제동향에 치중,당초 예상보다 좋은 기업실적을 등한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금까지 S&P 500지수 소속 기업 중 90%가 1·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수익은 작년 동기 대비 14% 늘었다.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